우탕탕탕 워킹맘 은퇴 준비 로그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정신없이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매일매일의 일상에 쫓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제 벌써 중년. 회사 생황을 한 지도 20년이 훌쩍 넘었는데 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어느덧 아이들은 십 대 청소년이 되었고 남편의 은퇴도 머지않았다는 것이 이제야 보입니다.
아이 셋을 외벌이로 키우고 60살에 정년퇴직을 하신 아버님의 모습을 통해 평범한 사무직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과 저의 미래를 보게 됩니다. 건실한 기업에서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은퇴를 했지만 남은 건 집 한 채. 책상 앞에서만 일을 하던 분이시라 어디 나가서 몸으로 일을 하기도, 그렇다고 모아놓은 돈도 많지 않고... 그래도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하시며 쌓은 인맥으로 보험판매를 시작한 아버님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처럼 빠릿빠릿하게 영업을 하지 못하는 아버님의 수입은 점점 줄어들었고 80세가 되신 어느 날 저희를 앉혀놓고 시간을 보내기가 정말 힘드시다고 토로하시는 모습을 보며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까워짐을 느꼈습니다.
회사를 다니랴 가정을 돌보랴, 많은 워킹맘들은 자녀 양육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신문은 읽어도, 뉴스를 보아도, 왜 육아와 교육의 책임은 엄마에게만 지워지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이가 아파도 엄마는 출동해야 하고, 아이가 공부를 못해도 엄마가 질타를 받곤 하는 시절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와 나의 미래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남겨 놓기 힘듭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의 교육비와 생활비, 그리고 저의 경력 관리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노후에 대한 준비는커녕 노후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은퇴 후의 삶을 떠올리려니 생각나는 건 돈.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경제적 문제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필요한지, 얼마를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은지 아무것도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혼자 고민만 하다가 시간만 흘러 보내기 일쑤. 이제는 막연한 불안감 대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글에서는 40대 워킹맘으로서 은퇴와 노후 준비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실천 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함께 고민하고, 경험을 나누며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여정을 시작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