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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크라쿠프)를 여행하다

by MARY

친구과의 여행 마지막 여행지 크라쿠프.

폴란드는 펜팔을 시작하고서 폴란드 친구를 몇 사귀며 조금 알게 된 된 나라고 그래서 관심이 갔다.

사실 한국에서 아주 유명한 나라는 아니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음악가 쇼팽도 폴란드 사람이다.

또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는 아마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여행지라는 아쉬움은 일단 뒤로하고 다시 리셋하고 새로운 도시를 눈에 담을 준비를 했다.


생각보다 아침에 도착을 해서 맥도널드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맥도널드도 어딜 가나 참 반가운 패스트푸드 음식점이다.

아무리 같은 유럽이어도 유로가 아닌 이렇게 다른 화폐를 쓰는 나라가 종종 있는데 생각해 보니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다 자국의 화폐가 있는 나라였다.

사실 한국의 화폐가 통용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으니 유로처럼 자국에서 쓰던 돈을 다른 나라에 가서 쓴다 라는 개념이 참 신기했다. 그래서 어쩌면 한국인인 나에게 여행을 할 때마다 각 나라의 화폐로 환전을 한다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또 각 나라의 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으니 환전하는 수고정도는 감내할만하다.

폴란드의 날씨는 흐린 편이었다. 아일랜드에 거주 한 이래로 날씨가 흐리면 자연스레 두통이 따라와 폴란드 여행에서도 타이레놀과 함께 시작했다.

공원을 거닐다 보니 역사 인물 전시도 볼 수 있었다. 모든 인물을 알 수는 없었지만 오른쪽에 보이는 요한 바오르 2세는 크라쿠프 대주교 출신으로 크라쿠프에서 존경받는다고 한다.

역시 역사와 정체성을 중요시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주었다.

크라쿠프의 조경이나 건물들로 보아 참 예쁘고 고상한 도시라는 인상을 주었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전반적으로 채도가 내려가서 마치 그림 속에 있는 공간 같았다.

쇼팽의 이미지가 강한 탓인지 어디선가 클래식이 들려도 이상하지 않을 느낌이었다.

일상에서도 여행지에서도 서점은 참 반갑다.

책을 펼치다가 아는 책 혹은 심지어 좋아하는 책까지 발견하면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기분까지 든다.

꽃이 있는 도시를 참 좋아하는데 정적으로 보이는 이 도시에서도 곳곳에 꽃이 보이며 보다 활기가 느껴진다.

왠지 좋아하는 거리의 사진이다. 건물의 색감과 그에 걸맞은 돌바닥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첨탑까지 조화를 이룬다. 흐린 날이 잘 어우러진 크라쿠프였다. 고풍스러운 건물은 자칫 잘못하면 흐린 날 음산해 보이는데 이 거리는 오히려 그 고풍스러움이 배가 되는 것 같았다.

숙소 체크인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딱히 일정도 없는 우리는 휴식을 취해야 했다.

아무리 굳건한 체력의 20대였다고 해도 11시간 이동 후의 몸은 휴식을 원했다. 또 마지막 여행지라는 점에서 보다 여유를 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꽤나 낮시간이었는데 우리는 칵테일과 맥주를 즐겼다. 아마 여행지라는 프레임을 씌워 나름 방탕함을 즐겼는지도 모르겠다. 테라스는 아니지만 외부와 바로 연결되어 있는 선선한 자리여서 쉬면서 바깥구경도 하고 눈에 보이는 건물을 그려보기도 하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주류가 곁들여 이 까망베르가 주인 음식도 먹었는데 잘 기억나지 않지만 느끼하면서도 잘 먹었던 것 같다.

우중충한 하늘 아래서도 독특한 건물 색감이 돋보였다.

유럽에서 감탄스러웠던 게 다채로움인데 폴란드에서도 역시나 같았다.



비둘기는 동서를 막론하고 존재한다. 비단 어떤 현상으로 보기에는 어느 곳에 가나 참 많다.

반가운 존재는 아니나 마치 서울 광장을 보는 것 같은 기분에 왠지 웃음이 났다.

폴란드에서의 숙소 또한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세 군데 에어비앤비 다 성공적이었다.

에어비앤비에서의 매력은 편안함과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한다.

또 현지인이 사는 집에 살아보는 체험도 할 수 있으니 경험을 쌓는 여행에서 보다 도움이 된다.

우리의 주 메뉴는 파스타였고 유럽에서 특히나 싼 치즈도 항상 빠지지 않았다.


다음날의 쨍한 크라쿠프는 보다 활기찬 마치 축제 분위기였다.

그 분위기에 더해 야외 결혼식까지 구경하게 되었는데 결혼이라는 개념조차 나에게는 생소하지만

보다 좋아 보이는 결혼이라 하면 틀에 갇히지 않은 그저 행복하고 축하받는 그런 결혼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야외결혼식이 이색적이며 아름다워 보였다.


이곳도 굉장히 다른 언어이기 때문인지 모든 간판, 장식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빠른 속도보다 천천히 걸으면서 음미하면 눈에 담을게 많은 도시였다.

그냥 걷고 또 걸어도 참 좋았다. 새로운 곳의 공기와 풍경을 즐기는 일은 참 귀한 일이다.

크라쿠프에서는 다양한 수공예품을 살 수 있는데

귀여운 키링, 팔찌, 나무 접시 그리고 보석함까지 샀다.

대부분 선물로 줘서 내가 가지고 있는 건 거의 없지만 추억이 깃든 물건을 나누는 건 즐거운 일이다.

친구보다 하루 먼저 크라쿠프를 떠나게 되었다. 친구의 다음 여행지까지 따라가고 싶었으나 학교 일정이 있는지라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렸다.

친구는 내가 떠나는 날 일찍부터 일어나서 내 아침을 챙겨줬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마치 꿈만 같았던 친구과의 유럽 여행이었다.

이 낯선 곳에서 만나고 함께할 수 있었다니.

함께여서 많은 것을 더 과감히 누렸고 사진에 담고 같이 많이 웃을 수 있었다.

장담컨대 이런 기회는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 같다.

크라쿠프 공항에서 더블린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역시나 유럽에선 만만하면 라이언에어. 아무리 악명 높다 해도 가성비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이번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안 그래도 찬란했던 그 시기에 더더욱 빛났던 8월의 동유럽 여행. 평생 간직하고 또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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