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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h Aug 21. 2024

중국 식당 점포의 소형화

미니/소형 브랜드 점포로 탈출구를 모색하는 기업들

2019년 이전에 중국 식당을 가면 호텔처럼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다. 물론 지금도 대형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일부 브랜드 매장만 사람이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지 다른 매장에는 그렇지 않은 모습들이 보인다. 심지어는 300~400평 규모의 넓은 공간에 테이블이 모두 텅텅 비어있기도 하다. 지난번 우장에 있는 북경오리 전문점 진취덕에 갔는데 우리외에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놀랐다. 베이징 카오야 진취덕은 항상 사람들로 붐비던 곳이었으니 말이다.


2023년 코로나19 팬데믹이 공식적으로 종료된 이후, 중국 외식업은 예상과 달리 빨리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23년과 2024년의 중국 외식업 시장은 매우 침체된 상태에 빠졌다. 


중국프랜차이즈 사장 연구 상표등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년 동안 중국에서 폐업하거나 등록이 취소된 외식업체의 수는 135만 9천 개에 달한다. 2024년 6월 30일 기준, 새로 등록된 외식업체 수는 134만 6천 개였으며, 이 중 105만 6천 개가 이미 폐업하거나 등록이 취소된 상태다. 


이렇게 빠른 대규모 폐업과 개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은 왜 그럴까? 

코로나19의 종료 이후로 중국의 시장환경은 거의 180도 바뀌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함께 현재 중국 외식업은 '저성장 경쟁 시대'에 진입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로 성장의 실마리를 못 푸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외식업 내부상황을 보면 임대료, 인건비,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을 내기가 더욱 더 힘들어지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또한 비용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자 중국 외식업계는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시작이 Brand化  된 소형 오프라인 점포, 즉 위성점포의 출현이다. 2023년과 2024년에 많은 유명 외식 브랜드가 위성점포 모델을 도입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위성점포 모델은 원래 자동차 산업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초기에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도심에 4S 매장(중심점)을 설치하고, 이 매장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에 위성점포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4S 매장이란 영업(Sale), 부품 공급(Sparepart), 정비(Service), 시장조사(Survey)를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중국식 자동차 매장을 의미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외식업계에서 매장 내 식사가 어려워지자, 외식업에서 이 모델을 도입되기 시작했다. 

[중국외식업들의 최근 변화와 노력]


중국 외식업체들은 위성점포 모델을 도입하고 어떻게 변화 발전시켰는가?  

이들은 위성점포를 도입하는 초기에는 매장 내 식사를 제공하지 않고 배달 서비스만 제공했다. 매장 내 고정 비용을 줄이고 동시에 배달 서비스로 수익 창출 경로를 개척했다. 향후 매장 인지도와 신뢰가 생기면 소형 매장으로 변화 발전해서 매장 내 식사 서비스도 점차 도입하며 변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위성점포의 발전은 기존의 전통적인 중국의 소규모 외식업체들, 특히 부부가 운영하는 소규모 영세 업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명 외식 브랜드들은 그들의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쉽게 점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규모 영세 업체들은 더욱 힘든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2023년 해디라오(海底捞)는 '하이디라오·샤판훠궈차이(海底捞·下饭火锅菜)'라는 이름으로 위성점을 열었다. 판매 메뉴는 주로 개인이 외부에서 먹기 쉬운 단품세트로 구성되었다. 肥牛火锅菜(beef hotpot)、肥牛冒菜(Spicy beef dish)、沙巴鱼火锅菜(fish hotpot)와 같은 다양한 배달 전용 제품들로 구성했고, 집에서 혹은 사무실에서 주문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모델로 바꿨다. 라오샹지(老乡鸡)도 배달형 세트로 구성하여 션전(深圳) 바오안구에 80평 규모의 위성점을 열었으며, 개업 첫 달에 주문 수가 1만 8천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이디라오 / 피자헛 위성점]


[라오샹지(老乡鸡) 위성점]


중국 프랜차이즈 연구소, 외식업 통계에 따르면,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약 50개 이상의 브랜드가 위성점포 총 600여 개의 위성점포를 설립했다. 이들 점포의 평균 평당 매출은 약 4,500위안, 인당 매출은 3만 위안 이상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위성점포 증가로 인해 영세업자들의 폐업은 이어지고, 기존의 브랜드 프랜차이즈 업들은 점포 소형화로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KFC는 중국에서 표준매장, 미래형매장, 미니스토어, Kcoffee 4가지 타입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표준 매장: 전통적인 형태의 KFC 매장으로, 넓은 공간과 좌석을 제공하며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닭고기 외에도 해산물, 밥, 죽, 커피, 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며, 대부분의 대도시와 인구 밀집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주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같은 대도시에서 운영한다. 


미래형 매장: 첨단 기술이 적용된 매장으로, 사물인터넷(IoT), 자동화 시스템,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인게 특징이다. 환경 친화적인 설계와 에너지 절약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으며, 디지털화된 주문 시스템을 통해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도시, 항저우와 같은 주요 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미니 스토어: 소규모 공간에서 운영되는 매장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주로 중소 도시나 하위 도시에서 운영된다. 메뉴는 간소화되어 있으며, 테이크아웃과 배달 서비스에 최적화되어 있다. 허난과 산시성 같은 중소도시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kfc sweet 점, 미니스토어 형태로 테이크아웃에 용이하다]


KCOFFEE: KFC에서 운영하는 커피 브랜드로, 독립된 카페 형태이거나 KFC 매장과 함께 운영된다. 저렴한 가격대의 커피를 제공하며, KFC의 공급망을 활용해 원가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상하이와 안후이, 저장성 등 2~3선 도시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거나, 기존 KFC 매장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k-coffee 매장]


이러한 중국의 외식업 변화는 한국 외식 브랜드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2017년 이전에는 애슐리, 본가, 미스터피자, 피자마루와 같은 한국 내 유명 외식 브랜드들이 상하이의 다양한 지역에 여러 매장을 열었다. 이들 브랜드는 주로 중고급 레스토랑으로 포지셔닝을 했다. 하지만 2019년에는 대부분의 유명 체인점이 중국 시장에서 사라졌다. 상하이의 경우, 홍취엔루(虹泉路) 근처에 한국 레스토랑이 집중되어 있다. 많은 중국인들에게 흔히 '한국 거리'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 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귀국했다. 이전에 인기가 많았던 한국 음식점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과거 외식업체들이 밀집했던 상가들은 현재 대부분 폐쇄된 상태다. 


그렇게 끝날 것 같은 그곳에서 19년 이후 4년이 지난 지금, 그 자리를 다른 브랜드와 상품들이 채워지고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순대국(米肠汤)이나 호두과자와 같은 음식들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대중평점(大众点评)이나 특히 샤오홍슈(小红书)와 같은 플랫폼에서 많은 젊은 소비자들이 꼭 먹어야 하는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식 갈비구이 식당도 중국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먹는 곳 중 하나다. 코로나 이후 어떤 외식기업이 이 험난한 시장에 또 도전을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중국 외식기업들이 매장의 소형화로 시장을 공략하는 지금에도 중국소비자들은 한국 간식과 메뉴에 여전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추앤루에 있는 한국호두과자_Molang]
[한국의 동양미를 접목한 9292 한국갈비 식당]
[강호동 캐릭터를 활용한 백정 식당]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외식 브랜드들은 중국의 로컬기업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중국 소비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샤오홍수, 다쫑디앤핑을 보면서 어떤 것에 반응을 보이는지 그 부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놓치면 안 되는 이야기이다. 코로나 이후 외식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해하는 것은 중국소비자가 외식업에서 가장 가려워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음식, 인테리어, 매장 분위기, 전체적인 디자인, 고객지향적인 서비스, 청결, 재미, 가족적인 분위기, 우월감 등 자랑할만한지 등의 가치 중 어디에 무게를 둬야 할지 잘 파약해야 한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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