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효용성에 대한 생각
오늘은 중국 광고에 대해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 뻔한 주제로 이야기해볼까 한다.
'중국광고 무용론'
코로나 이후, 혹자는 중국에서 광고는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말한다. 이제는 광고가 필요 없다는 주장, 맞는 말일까? 필요 없다는 말보다는 과거보다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효율을 우선시해야 한다가 맞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지나면 더 명확해지겠지만 말이다.
2019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의 광고대행사들이 많이 있었다. 제일기획, HS애드, 이노션, 대홍기획 등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등 캡티브(captive) 마켓에 힘입어 중국 대도시에 HQ와 Branch가 자리잡고 있었다. 2024년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광고회사는 제일기획의 디지털 부문인 펑타이만 남아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한국으로 철수하거나 연락사무소 정도만 남아있다.
오전에 회의가 있어서 상하이 핑양루를 걸어가는데 일본의 덴쯔광고회사 건물이 보인다. 한국 광고회사들이 대부분 철수한 것과 달리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또 중국이라는 힘든 시장을 견디지 못하고 철수한것이 안타깝다라는 생각도 든다.
어쨋거나 분명한 점은 중국 마케터들이 광고를 바라보는 시선과 원하는 것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광고에 대한 기대, 광고에 대한 전략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Market을 분류하고, segment된 타겟을 정의하고, 그 타겟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STP를 기본적으로 고려하였다. 또는 TV 광고나 지면 광고를 이용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하였다. 코로나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온라인과 SNS가 전통적인 매체의 자리를 너무나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그 정도는 더 심화되었다.
요즘 중국 마케터들은 신규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破圈(포취앤)이 전략의 중심에 있다. 마케팅 관점에서 "破圈"(pò quān)은 기존의 한정된 소비자 집단이나 시장 범위를 벗어나 더 넓은 대중에게 브랜드나 상품을 확장하는 것을 뜻한다. 마케팅에서 이 용어는 특정 집단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 제품, 또는 콘텐츠가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기존의 경계를 넘는 확장: 특정 팬덤, 취미 그룹, 또는 소규모 소비자층에 머물러 있던 브랜드나 콘텐츠가 더 넓은 사회적 그룹이나 대중에게 노출되어 인지도를 넓히는 것을 말한다.
New 소비자층 공략: 특정 연령대, 지역, 문화적 배경을 넘어 더 다양한 소비자층에게 어필하기 위한 전략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특정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던 상품이 전체 온라인 마켓이나 오프라인 소비자들로까지 확산되는 과정을 破圈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적, 콘텐츠적 확장: 주로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디지털 마케팅, 그리고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서 사용되며, 특정 커뮤니티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큰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의 활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K-POP 아이돌이 팬덤을 넘어 대중 음악 시장으로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경우나, 특정 제품이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다가 전 연령층으로 확장되는 과정이 이에 해당된다.
즉 기존의 카테고리와 고객층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제품, 콘텐츠,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끊임없는 고객유입과 lock in을 위한 제품과 콘텐츠가 관건이다. 브랜드, 마케팅 영역에서 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지금은 기존 브랜드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면 최대한 활용하여 타겟을 확대하고 수익을 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컨텐츠나 이벤트 등 다양한 Activities를 통해서 고객을 확보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잘 나가는 명품브랜드나, 기존의 로열티가 이제는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중국 마케팅 커뮤니티에 따르면 브랜딩에서 가장 많이 투자하는 것은
1위가 신규 사용자 확보 활동으로 전체 마케팅 비용의 35.6%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다음으로는 바이럴과 PR로 확산, 재구매 프로모션 순으로 자원을 사용한다. 또 중국 시장감독총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중국 광고업계 규모는 13조 1,207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7.5% 성장했다. 이 중 온라인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82.4%다. 클라이언트는 돈을 사용했지만 여전히 의구심을 갖는다. 이렇게 많은 광고비를 들인다고 해서 브랜드가 고객을 확보하고 신규고객으로 창출할 수 있을까? "마케팅과 브랜딩으로 돈도 썼고, 광고도 했는데, 정말로 더 널리 알려진 것일까? 앞으로는 더 그럴 수 있을까?"
중국 마케터는 말한다. 단순한 인지도 광고가 아닌 고객확보를 위한 투자로서의 광고전략임을 강조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시야를 넓히고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를 사용하고 싶어 한다. 그들의 라이프에 불편한 점이 있거나 더 높아지고 싶은 욕망을 건드려야 한다. 만약 소비자의 소비 목마름을 간과하고 여전히 중장년층과 지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전통적인 활동에 있다면 성장하기 힘들다.
중국 마케터들은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서 기상부터 일과를 시작하기 전, 일과 중간, 휴식시간, 직장에서의 생활, 귀가 후 집에서의 생활, 운동, 개인 취미 활동, 주말에 갖는 활동, 취침 전까지 그들의 삶을 세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당연한 일상도 개선점이 없는지, 다른 메시지를 줄 수는 없는지 깊은 관찰과 고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그들의 wow 혹은 aha 포인트를 건드리는 메시지를 발견하거나 콘텐츠의 주제로 삼는다. 광고에 흥미를 갖게 되는 순간이 바로 자신에게 필요한 새로운 브랜드나 제품을 소개해 주는 때이기 때문이다.
광고는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말하는가이다. 과거처럼 전통적인 광고 방식으로는 시장에서 winning 할 가능성은 없다.
중국 마케터들은 '破圈(포쥐앤)을 위해서 soft ads와 hard ads를 결합하는 marketing mix를 자주 사용한다. soft ads는 전통적인 TV 광고, 유명인 모델, 예능 프로그램 협찬 등으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반면, hard ads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정보형 광고를 의미한다. 투 트랙으로 광고하는 것은 포괄적이지만 광고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인 구매료 이어지는 브랜드 전환율도 낮을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을수록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어디에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안 하자니 안 한 티가 많이 나고, 해도 그렇게 한 것 같은 티가 나지 않는다.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소비자에게 생소한 브랜드일수록 광고를 바로 지나치는 반면 익숙한 브랜드일수록 클릭이나 상호작용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원이 부족한 자들에게 결국은 콘셉트와 콘텐츠의 싸움이다. 중국 시장 진출을 고려한다면 '우리 브랜드가 그들에게 왜 필요한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을 보면 지난 10년간 쌓아온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대부분 식품이나 생활용품 같은 필수품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제품에서 브랜드 확장을 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고려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破圈(포쥐앤)을 할 것인지 오랫동안 고민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단순히 광고비를 많이 쓰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비자가 몸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발견해야 한다. 발견한 가치를 그들의 삶에 더할 수 있을 때 성공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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