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쏟아지는 컨텐츠들
중국에서 微短剧 (웨이뚜안쥐)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微短剧는 중국의 짧은 드라마, 즉 '미니 드라마'의 의미다. 우리나라의 웹드라마와 형식이 비슷한데 그중에서도 단 몇 초에서 15분 내외의 진행되는 미니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4년 이후 중국에서 스마티 TV, SNS, IPTV 등을 보면 쇼츠가 이전보다 훨씬 많아진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微短剧라 불리는 shorts 형식의 단편극들이 많아졌다.
쇼츠와 미니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는 2023년과 2024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성장의 시작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영상 제작 팀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모색하고 있었고 고안된 쇼츠 형식의 드라마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2~3년의 성장기를 거쳐 최근 2023년 미니 드라마 시장 규모는 약 373.9억 위안(약 7조 원)으로, 전년도 대비 267.65%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2023년 중국영화 박스오피스 수익액은 549.15억 위안 (약 10조 1천억)이다. 2027년까지 미니 드라마의 시장규모는 약 1,000억 위안으로 (약19조) 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볼까? 중국 인터넷 사용자가 11억명이고 그중 미니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이용하는 사람은 52.4%로 약 6억명에 다다른다.
미니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는 형식과 내용적인 특징에 기인이다. 바로 '단순함'과 '직설성'에 있다. 전통적인 드라마처럼 복잡한 배경 설명이나 여운을 남기는 장면 없이, 간단하지만 강렬한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명확한 주제와 줄거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야기의 흐름도 꽤 연속적이고 완결성이 있다. 즉 쇼츠라는 짧고 간단한 형식과 사극, 무협, 현대물 등 다양한 주제와 잘 맞아떨어져 빠르게 관객들의 시청 욕구를 자극하고 사로잡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온라인 제작 환경의 감각이 뛰어난 제작자들이 만든 드라마들은 제작비가 10만~20만 위안에 불과하지만, 그 수익은 수백 배에 달하고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웹드라마의 성공은 마케터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니드라마 + KOL
인플루언서나 대형 플랫폼과 협력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도록 하고 브랜드나 제품을 콘텐츠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출시킨다. OSMU (One source multi use)로도 적극 활용이 가능하다.
미니드라마 + Live commerce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서 트래픽 유입과 제품 추천을 연결한다. 먼저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접하고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단계로 주로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미니드라마를 통해 인지도와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대중에게 신뢰감과 호감을 전달하기가 용이하다.
미니드라마 + Contents marketing
컨텐츠 자체를 매개체화하여 대중에게 전달하는 접근방법이다. 미니드라마 내에 브랜드의 가치를 녹여냄으로써 소비자가 이질적이지 않게 느끼고 상품의 가치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미니드라마 + mini program
미니드라마로 인지도를 높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위챗 미니 프로그램, 고객 커뮤니티, APP을 통해서 고객들이 직접 물건을 구매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연결하는 접근전략이다.
한 예로, '한수(韩束)'라는 화장품 브랜드는 2023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달 2편 이상의 드라마를 제작해 총 28편의 미니 드라마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한수는 '홍만요(红蛮腰)'라는 인기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했을 뿐만 아니라, 틱톡(抖音)에서 압도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미니 드라마의 붐에 힘입어 기업들은 맞춤형 미니 드라마를 통해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실험하고 있다.
미니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두 번 봤어요', '세 번 봤어요' 같은 댓글도 자주 보인다. 이는 콘텐츠 퀄리티와 만족도가 매우 높음을 보여주는 반응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브랜드 인지도와 실질적인 재구매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러한 미니 드라마의 급성장은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일부 제작사의 저속한 콘텐츠와 가치관이 왜곡된 내용들이 나타나는데, 여러 SNS, 인터넷 플랫폼에서 바로 삭제가 되기도 한다. 이것은 중국시장에서 짧은 영상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문화에 대한 왜곡, 저속한 콘텐츠, 과대한 광고 등 규정과 정서에 어긋나는 경우 종종 규제에 걸릴 수 있다.
중국에서 틱톡과 콰이쇼우(快手)와 같은 플랫폼은 이미 쇼츠나 미니 드라마에 대해 매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후, 설화수, 37 sun 등 국내화장품을 제외한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이제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이나 대리점 채널로 판매가 메인이 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전환할 뿐 아니라 틱톡, 콰이셔우 등을 통해 매력적인 콘텐츠로 고객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에 Lock in 하고 있다. 중국의 현지 화장품 브랜드들은 왕홍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등으로 이미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와 매출액을 넘어선 지 오래다.
과거에는 한국 드라마가 중국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많은 제품이 드라마에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노출 시간이 짧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반면, 미니 드라마는 제작 시간이 짧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한 편의 영상을 100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나눠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콘텐츠 마케팅 전략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브랜드들에게도 충분히 고려할 만한 전략이라고 판단된다.
중국의 미니 드라마 성장과 열품은 단순한 영상 콘텐츠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의 성장 가능성과 함께 마케팅 전략으로서의 가치도 있어 보인다. 마케터라면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의 발전과 활용방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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