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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만 요약한 겨울철 운전 요령

염화칼슘의 원리, 그에 맞춘 구동방식별 운전요령과 주의사항

겨울철 운전 요령. 쓰자면야 더 길게도 쓰겠다만, 여하튼 정리가 잘 된 글이라 눈이 온 오늘에도 다시 공유.


몇 년 전 북부간선도로 상황입니다. 기상청 발표로는 오늘 새벽 5시까지 내린 서울 적설량은 2.2cm이고, 저 사진을 찍을 때 외부 기온 영하 5도였습니다. 여기서 한참을 달리니 염화칼슘을 뿌리는 제설차가 달리고 있더군요.


수용성인 염화칼슘은 물에 잘 녹습니다. 고체 상태인 염화칼슘이 물에 녹으면서 열이 발생합니다. 이를 통해 거의 두 배 무게의 눈을 녹일 수 있습니다. 또 어는점을 낮춰 도로 결빙도 막아줍니다.

염화칼슘을 뿌리더라도, 저 온도(며칠 추웠으니 노면은 더 차가웠을 겁니다)면 눈이 잘 녹지 않습니다. 애당초 고체인 염화칼슘을 녹일 수 있는 액체상태의 물이 있어야 하는데, 저 날씨면 쉽지 않은 것이지요.

차가 달리면서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에 의해 열이 생기면 일단 조금이라도 눈이 물로 바뀝니다. 이게 염화칼슘을 녹이기 시작하고 거기부터 주변 눈을 녹입니다. 사진처럼 기찻길 모양으로 바퀴 자국을 따라 눈이 녹은 이유입니다.

 

 

윈터타이어의 중요성은 다 아실 텐데요, 눈 길에서 언덕을 오르거나 할 때 고려할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염화칼슘이 뿌려진 도로라면, 요즘 차라면 다 달려 있는 자세제어장치(ESP, ESC, DSP 등등) 버튼을 살짝 - 1초 정도 - 눌러서 TCS(구동력 제어 기능)를 끄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퀴가 헛돌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마찰열로 눈을 녹이고, 염화칼슘이 그 물이 녹으면서 길의 눈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중요한 건, 헛도는 것을 제어하는 TCS를 껐기 때문에 위에 설명한 특수 상황(눈을 녹이는)을 제외하면 액셀 페달 조절이 훨씬 더 섬세해져야 합니다.

눈 쌓인 평지를 달리는데 ‘차가 미끄러지는 모양’의 노란색 경고등이 계속 깜빡인다? 노면이 미끄러워서일 수도 있지만 액셀 페달을 깊게 밟는다는 증거입니다. 더 점진적으로 밟으며 조절해야 합니다. 그래서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차를 앞으로 밀어낼 정도의 구동력을 갖는 그 포인트가 어딘지 느끼고 찾으며 액셀 페달을 조절해야 합니다. 이건 노면 상황마다 달라지고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완전히 같은 타이어를 끼웠다는 조건을 기준으로, 올시즌 타이어라면 AWD가 출발/제동/조향에서 가장 좋습니다. ‘눈 길’이라는 한정 상황에서 ‘전진과 돌파’라는 목적만 생각하면 앞바퀴굴림도 좋습니다. 구동에 의해 헛도는 앞바퀴를 이리저리 돌리면 바닥의 눈을 녹이고 접지력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앞바퀴에 동력이 가지 않는 후륜구동은 이런 방식의 탈출이 불가능합니다. 조향(앞바퀴)과 구동(뒷바퀴)이 분리되어 있으니까요.

 

눈이 무릎 깊이까지 쌓인 산속에서 4WD SUV를 타고 갈 때 체인을 어디에 쳐야 할까요? 네 바퀴에 다 끼우면 좋겠지만 일반 주행이라면 뒷바퀴에만, 눈이 깊다면 앞바퀴에만 끼웁니다. ‘돌파’를 위한 방법이지요.

 

물론 과속은 모든 구동 방식에서 미친 짓입니다. 특히 AWD SUV들은 출발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는데요, 무거운 차체는 관성이 더 크기 때문에 멈추기는 더 어렵습니다. 게다가 무게중심이 높아 자세가 비틀어졌을 때 바로잡기도 더 힘듭니다. 그냥 속도를 줄이세요. 안전하게 출발할 수 있다는 장점만 누리시길.

 

 

눈길 운전에 왕도는 없습니다. 다만 차가 보내는 경고(ESC, TCS 작동)를 잘 확인하시고 상황에 따라 자세제어장치의 1단계 오프, 깻잎 두께로 밟고 떼는 섬세한 액셀 페달 조절, ABS 작동으로 늘어날 제동거리를 감안한 안전거리 확보, 당장이라도 멈출 수 있는 차의 속도 등을 고민하셔야 합니다.

 

다들 사고 없는 겨울철 되시길요.

 

#겨울철운전 #눈길운전 #제설작업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풀드로틀컴퍼니 #겨울에는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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