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복리효과
사람의 감정은 종종 상처받는다.
말로, 행동으로 혹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감정에는 생채기가 생긴다. 아무리 강한 정신력을 가진 이도 감정에는 굳은살이 쉬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겉으로 얼마나 드러내느냐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뿐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밝힌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23년 기준 10만 명당 27.3명이라고 한다. 특히 10대 자살률은 10만 명당 7.9명으로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고 한다. 감정은 생각보다 여리다.
감정의 상태는 주로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
감정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주고, 어떻게 받느냐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의도치 않은 말과 행동으로 타인의 감정을 아프게 한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다. 상처받은 감정을 즉시 풀거나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결국 이는 상대에게 더욱 강한 나쁜 감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감정은 복리효과가 있다.
한 대를 맞고, 한 대를 때려서는 시원하지 않다. 적어도 두 대를 때려야 만족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두 대를 맞은 상대는 3대 이상을 때려야 한다. 행동과 마찬가지로 감정도 그렇다. 이른바 복리효과다. 그래서, 작게 시작된 나쁜 감정의 원인은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된다.
캐치볼을 해본 적이 있는가?
두 명이 서로 야구공을 던지고 받는 캐치볼은 감정교환과 닮았다. 공을 던질 때는 상대를 생각하면서 힘 조절을 해야 한다. 너무 세게 던지면 받기도 어렵고, 받았다고 해도 자칫 손을 다칠 위험도 있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서로 주고받는 감정도 캐치볼처럼 상대를 살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속도와 힘으로만 던진다면 제대로 된 캐치볼을 이어갈 수 없다. 차라리 벽을 보고 던지는 게 낫다.
만약 상대가 너무 빠르고 세게 공을 던진다면?
방법이 있다. 피하면 된다. 상대가 던진 공이 나에게로 향하면, 이제 나의 차례다. 받을지 말 지 선택은 나에게 있다는 말이다. 나에게 던져진 감정의 쓰레기는 상대를 떠나는 순간 나는 알 수 있다. 감정의 반응은 빠르기 때문이다. 볼은 상대의 손을 떠났다. 나의 차례다. 굳이 애써 받을 필요는 없다. 몇 번을 피했는데도 계속 힘조절을 하지 않는 공을 던진다면, 좋은 캐치볼 상대를 새로 찾아야 한다.
감정도 캐치볼처럼 좋은 핑퐁이 되어야 한다.
아름다운 감정도 당연히 복리효과가 있다. 좋은 캐치볼 상대는 나와 상대 모두의 실력을 빠르게 키워줄 것이다. 좋은 감정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 늘어나는 복리효과를 제대로 누려봐야 하지 않겠는가?
좋은 도구는 좋게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