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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가치) 고객에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

by 송기연

경영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디자인경영은 고객이 가진 문제를 디자인을 주요한 콘텐츠로 활용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문제는 무엇일까. 고객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대상이다. 실제로 기업이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주체자이기 때문에 기업이 고객의 문제를 대하는 방식은 중요하다. 사람이 사는 세상 모든 곳에는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문제가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디자인이나 디자인경영에도 문제가 산재해 있다. 그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문제 해결 혹은 개선을 위한 콘텐츠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모든 시작은 문제에서 출발한다.

경영뿐만 아니라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지적 활동의 보편적 목적이다. 특정한 어떤 분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 문제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자세히 보아야 그 본질을 알 수 있듯이 문제라는 존재 역시 그렇다. 모든 해결해야 할 현상을 문제라고 퉁칠 수 없다. 중요도에 따라 시급성에 따라, 또 여러 기준에 따라 문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출발점이 명확해야 방향이 뚜렷해진다.

잘못된 방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오차는 증가한다. 디자인경영의 문제 역시 직면한 상황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할 수 있다. 그래야 많은 디자인경영 의사결정 단계에서 도움이 될 것이 아닌가.

1.png 디자인경영의 기본 프레임


디자인경영 역시 디자인처럼 직면한 문제를 두 개로 나눌 수 있다.

하나의 큰 축은 산업문제이고 나머지는 사회문제이다. 원래 디자인이나 경영은 산업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큰 목적이었다. 하지만 근래에는 비영리조직이나 공무원 조직, 중앙이나 지방행정관청 등의 운영에도 경영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같은 형식으로 문제의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

또한 문제를 중요도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도 있다. 리커트 5점 척도의 기준으로 문제를 나눈다면 크게 생존과 관련된 것부터 정신적 만족에 이르는 것까지 그룹핑할 수 있다. 마치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와 유사하다.


해결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해결"은 기존 문제를 100% 제거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를 종류나 중요도, 시급성 등의 기준으로 나눈다고 할 때 문제의 규모가 크고 장기적일수록 완벽한 해결은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다. 대신 일정 부분 "개선"은 가능하다. 부분적 개선이 모이면, 해결이라는 총합에 이를 수 있다. 해결을 100% 문제 제거로 볼 때 개선의 정도에 따른 해결의 구분이 가능하다. 원래 목표를 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결이 아니라, 현상에 대한 개선으로 둔다면 어떨까.


고객은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 역시 고객의 요구(Wants)와 필요(Needs)처럼 구분될 수 있다. 기업은 목표로 하는 주요 고객이 가지고 있는 이 문제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거기에 적합한 콘텐츠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현상을 개선할 수 있다.




욕구(Wants)와 필요(Needs).

이 두 가지 개념은 늘 혼동된다. 주로 욕구를 구체적인 것, 필요를 막연한 것으로 나누지만 현실에서는 구분이나 경계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욕구(Want)는 구체적으로 고객이 직접 본인에게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표면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러닝의 예를 들어보자. 러닝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품이나 서비스가 필요하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운동화. 특히, 러닝에 최적화되어 있는 기능성 러닝화는 러너들에게는 필수품이다. 물론, 편안한 신발로 가볍게 시작할 수 있지만 특정한 소재나 기술이 적용된 구체적인 브랜드의 상품을 원한다면 이것은 욕구(Wants)다.


반대로 막연한 필요를 느낄 수도 있다.

러닝이 워낙 열풍이니 나도 해보고 싶지만, 어떤 러닝화나 기능성 의류, 선글라스나 각종 의류, 여기에 신체상황에 맞는 코스 추천 등 어떤 것이 필요한지 모른다. 이것이 고객이 가진 필요(Needs)다. 딱히 구체적으로 뭔가를 겉으로 표현할 수 없는 상태다.

pexels-tejanotechie-33957265.jpg 어떤 러닝화?


두 가지 상태를 동일하게 "문제"라고 해보자.

기업이 고객의 욕구(Wants)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딱 하나의 해답이 존재한다. 정확한 욕구충족이 100% 문제해결이라면 조금의 차이까지는 만족한다는 가정에서는 경계가 모호해진다. 10% 정도 차이라면? 20% 정도 차이라면 어떨까? 나이키를 원했지만 아디다스 러닝화라면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만족은 된다. 이런 약간의 경계를 기업은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100% 원하는 욕구(Wants)를 실현해도 만족도는 100%를 넘지 못한다.


반면 필요는 다르다.

막연히 내가 특정한 욕구는 없었지만 기업이 나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면 그것은 큰 고객감동으로 이어진다. 큰 기대 없이 구매했던 제품이나 서비스가 예상을 뛰어넘는 만족감을 얻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막연히 배가 고파서 우연히 들어갔던 식당이 내 입맛에 맞는 맛집이거나, 큰 기대 없이 구매했던 특정한 옷이 몸에 딱 맞아서 애착옷이 된 경험 말이다.


기업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

디자인 역시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을 지상과제로 한다. 기업은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구매해 주는 고객, 디자인은 해당 디자인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주요한 대상이다. 디자인경영 역시 디자인보다는 경영의 관점으로 볼 때, 고객과 사용자를 일치해서 생각하면 편하다. 고객과 사용자가 다른 경우도 많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안이긴 하다.




고객의 숨은 니즈를 충족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고객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과 관심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니즈는 절대 알 수 없다. 오로지 관찰과 관심을 통해 지속적으로 살피고, 시도하고, 개선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경영의 단 한 가지 유일한 정의가 있다면 그것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포드자동차의 설립자 헨리 포드와 스티브잡스는 "문제에 대한 해결은 고객에게 물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둘 다 유사한 맥락이다. 관찰과 관심은 가지되, 고객의 숨은 니즈를 만족시키는 창의적 방법은 디자인 발상법과 유사하다. 디자인은 무엇보다 표현에 강하지 않은가. 숨은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디자인의 프로토타이핑은 경영에서도 아주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구글의 혁신전문가 알레르토 사오비아는 디자인의 Rapid Prototye이 본인이 주창한 Pretotype과 유사하다고 했다. 참신한 아이템이 곧 시장의 승리로 갈 수 있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maxresdefault.jpg?w=1024 알베르토 사보이어


기업이 가진 콘텐츠는 곧 무기다.

무기를 갈고닦아서 전쟁에 나가서 경쟁자와 싸워 이겨야 한다는 것은 기업이나 군대나 동일한 목표다. 고객의 니즈를 잘 분석하는 "문제정의"가 곧 경쟁력 있는 "우위전략"으로 이어진다. 디자인경영은 디자인을 경쟁우위 전략으로 삼는 것이다. 디자인의 강점이 곧 경영의 강점이 될 수 있다.


문제정의(Define).

디자인이나 경영, 디자인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첫 출발점이다. 이게 정확하고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으면 차라리 출발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문제정의가 제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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