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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이해관계자), 사람이 전부다.

by 송기연

이해관계자.

한자로는 利害關係者, 영어로는 stakeholder라고 쓴다. 어떤 사안에 대해 직접·간접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는 모든 사람을 말한다. 즉 어떤 상황이나 결과가 자신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상태 혹은 관계라는 말이다. 이 표현은 많은 분야에서 사용된다. 왜냐하면 세상 어떤 일에도 사람이 관여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개념을 디자인경영에 접목해 보자.

디자인경영은 디자인을 경쟁우위로 하는 경영방법이자 전략이다. 그러다 보니, 디자인 이해관계자와 경영 이해관계자가 모두 해당된다. 디자인 이해관계자는 크게 디자이너와 사용자로 나눌 수 있고, 경영의 이해관계자는 크게 임직원과 고객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내부 이해관계자와 외부 이해관계자로도 볼 수 있다. 아무튼 중심에 디자인경영을 놓고 본다면 수많은 종류의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이해관계자는 반드시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커뮤니티, 시장 등도 넓은 의미의 이해관계자다. 하지만, 여기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자.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고객이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행위가 있어야 기업은 생존할 수 있다. 그래서 경영환경에서는 이해관계자 중에서 고객이 가장 우선이다. 스타벅스를 예를 들면, 고객이 커피를 구매해서 마셔야 매장이 유지된다. 그렇지 않은가? 그럼,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모두 커피를 구매해서 마시는가? 여기서 스타벅스 고객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성향이나 목적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고객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스타벅스 매장을 찾는다. 또 어떤 고객은 공부하거나 얘기를 나눌 장소가 필요해서 매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커피는? 수단일 뿐이다. 여기에 더해,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스타벅스에서는 장소를 제공해 준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차원의 전략이다. 이런 고객(사람)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경쟁업체인 다른 커피 브랜드와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이해관계자는 내부직원이다. 기업에서는 외부고객뿐만 아니라 내부직원의 직무만족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더한다면 매장을 운영하는 지점장이나 재료를 공급하는 협력업체 등도 아주 중요한 이해관계자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이뤄지는 주문과 판매의 현장에만 없을 뿐이지 보이지 않는 후방(Back Stage)에서도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woman-2346309_1280.jpg 커피 못지않게 브랜드 경험이 중요하다


비즈니스에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비즈니스모델캔버스(BMC)를 보면, 고객 세그먼트와 핵심 파트너십이 가장 큰 칸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고객관계, 채널, 핵심활동이나 핵심자원도 사람이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6Q의 Who 역시 이해관계자라고 표기했지만 결국 사람을 의미한다. 디자인이든 경영이든 모든 활동에서 결국 중심은 "사람"이다.




디자인에서는 고객보다는 사용자, 이용자라는 표현을 쓴다.

UI, UX, UD 등에도 사용자(User)가 압도적으로 많다. 디자인을 객체로 볼 때, 주체의 개념을 "사용"으로 본 것이다. 여기에는 경영에서 말하는 고객, 구매자, 영향자 등의 개념은 없다. 어찌 보면 조금은 단순하게 사람을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디자인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 못한다. 제품의 형태로, 상징의 수단으로, 서비스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아이폰을 구매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브랜드가 가지는 정체성, 홍보, 기능 등의 추상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설정이 빠진 상태에서 오로지 "사용"의 관점에서만 디자인을 대하는 것은 아주 일차원적이다. 굳이 비유한다면 완전 자율주행차로 운행한 뒤 성능이나 데이터를 보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생각과 가치, 감정을 가진 존재로서 디자인을 소구 하는 존재가 아닌가.


아무튼 사람을 표현하는 경영 관점의 단어가 제법 있다.

고객(Customer)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이다. 구매도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과 행위를 하는 사람이 다를 수 있다. 내가 필요한 생활용품 중 내 의사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것(예, 집안에서 입는 옷이나 양말)은 와이프가 결정하고, 쇼핑(행위)한다. 이후 실제 사용하는 사람은 나다. 이런 경우는 아주 빈번하다. 미성년자들을 위한 시장은 주로 의사결정자는 엄마다. 반려동물 시장도 그렇지 않은가? 실제로 사용자와 고객이 다른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여기에 또 중요한 것이 영향자(Influence)다.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행위는 사용행위보다 우선한다. 그런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결정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는 혼자 판단할 수도 있지만 주변인, 유명인, 전문가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 유튜브의 리뷰어들에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 뒤 마케팅하는 방법은 이제 기본 중 기본이 되었다.


https://youtu.be/kPH7ZfUGx6g


고객은 단순하지 않다.

우리가 스스로를 생각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우리도 그렇듯 고객도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Persona라고 부른다. 원래 배우들이 연극에 쓰던 가면이나 탈을 말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끼 많은 연예인들도 본캐와 부캐를 나눠서 여러 연기로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특정한 기업이나 단체 등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든 과정은 그 고객의 어떤 Persona가 작용한 결과일까? 기업은 특정 고객을 정형화하는 행위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주 특정한 고객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것을 Persona Modeling이라고 부른다. 아마 경영분야 보다 디자인 쪽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특히 서비스경험디자인, UI/X등에서는 프로젝트 과정에서 필수적인 단계로 규정하고 있다. 특정한 고객을 구체화한다는 것은 양궁 경기에서 10점짜리 과녁을 설정하는 것이다(타깃이라는 표현을 설명하다 보니 사람을 과녁에 비유했다). 이렇게 명확하게 설정된 타깃은 주변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고객을 규정할 때 10~20대 MZ세대 남녀.. 이런 식으로는 그 어떤 것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성별, 나이, 이름, 취미, 성격, 가족관계 같은 인구통계학적 내용과 함께 특정한 라이프스타일과 목표, 니즈와 페인 포인트 등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다. 잔잔한 물 위에 한 방울 잉크가 떨어져서 주위로 번지듯이 정확한 타깃 설정은 기업의 전략을 명확하게 수립하게 도와준다. 아울러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체화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persona sampel.jpg 조명디자인을 위한 Persona Modeling


기업의 목표는 고객의 니즈 충족이다.

고객의 니즈는 아주 복잡하고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기업은 끊임없이 고객을 연구해야 한다. 고객뿐만 아니라 사용자, 영향자, 의사결정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디자인이든 경영이든 모두 마찬가지로 사람이 모든 행위의 중심에 있다. 사람을 알아야 디자인도 알고, 경영도 잘할 수 있다.



역시, 사람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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