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업을 위한 미래 디자인전략, ESG

by 송기연

경영은 생존을 위한 싸움이다.

이 치열한 싸움에서 기업은 늘 한정된 자원인 예산, 기술, 인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해서 목표시장에서 경쟁자 대비 우위를 점해야 한다. 지금은 기술과 품질의 수준이 비슷해졌고 , 기존 경영전략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까지 보장하지 못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현실에서 디자인은 경쟁자와는 다른 나만의 성능 좋은 비밀무기가 되고, 이 전략을 위주로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경영'이다. 디자인은 투입되는 자원 대비 뛰어난 효율을 가지는 아주 유용한 도구다.




디자인경영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은 바로 지속가능성이다.

생존을 넘어 끊임없이 유지, 발전하는 것이 기업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놀라운 발전과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의 홍수 속에서 기업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 이런 흐름은 오히려 지속가능성이 어렵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기업이 생존을 도모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고객의 문화, 정체성, 경험, 심지어 경영 방식까지 대대적인 혁신과 꾸준한 변화가 필요하다. 디자인은 더 이상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아름답고 사용하기 좋게 만들면 임무가 끝나는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이제는 고객의 사용자 경험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이해관계자의 정체성 확립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디자인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서는 반드시 찾아볼 수 있는 중요한 경영전략 수단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gardeners-7769983_1280.jpg


이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를 현실화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경영 전략이 바로 ESG이다.

ESG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의미하며,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자 미래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척도가 된다. 디자인은 이 ESG 경영 전략을 실현하는 데 매우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관여한다. 기업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What)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형태로 구현되는데, 디자인은 이 과정 전반을 아우른다. 제품의 기획, 개발, 생산, 품질, 전달에 이르는 전 과정에 경영적 이해관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은 원재료 선택부터 생산 방식, 그리고 제품의 수명주기까지 환경(E)적인 책임을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환경 소재나 재활용이 용이한 구조를 디자인하거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설계를 통해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경영의 역할이다. 디자인비를 '키워야 할 자산'인 '디자인자본(Design Capital)'으로 인식할 때 , 디자인은 단기적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 투자가 되는 것이다.


나아가, 디자인은 모든 행위의 중심인 '사람' 즉, 이해관계자(Who)를 대상으로 한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고객이지만 , 디자인에서는 사용자, 이용자라는 표현을 주로 쓴다. 사용자(User)는 구매자(Customer), 영향자(Influence)와 다를 수 있으며 , 기업은 고객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관찰하고 연구해야 한다. 디자인은 이 과정에서 포용적 디자인이나 유니버설 디자인과 같은 개념을 통해 사회적(S) 가치를 창출한다. 즉, 특정 사용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은, 기업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된다.


마지막으로, 디자인경영은 기업 전반에 걸쳐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하여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가치를 구조화하는 일이다. 6Q 프레임워크와 같은 논리적인 질문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는 방식은 기업이 현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데 도움을 주어 지배구조(G)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다. 디자이너가 감각이 아니라 기업 전략의 차원에서 경영 언어를 사용해서 논리적이고 타당한 디자인을 설명할 때, 이는 곧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이 합리적이고 체계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업의 명분(Why)을 오로지 돈을 넘어서는 고객이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 둘 때 , 경영자, 임직원, 이해관계자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정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이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지배구조의 핵심이 된다.


결국 디자인경영은 단순한 로고나 제품을 잘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업 전체의 전략적 사고와 혁신을 촉진하는 경영도구로써 인식되어야 하며, 지속가능성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ESG 요소를 통합적으로 실현하는 미래 전략이다.


이것이 우리의 새로운 먹거리다.

keyword
이전 13화창업, 스타트업, 그리고 디자인씽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