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테스트"라는 용어는 게임이나 IT 업계에서는 익숙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자주 쓰이지 않는다. 이는 온라인 서비스를 정식 출시 전에 일부 사용자에게 먼저 공개해 오류를 찾고 개선점을 피드백받는 과정으로,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단계다. 그런데 왜 한국이 베타테스트하기 좋은 나라라는 말이 나오는 걸까?
한국은 빠른 트렌드 변화와 적응 속도로 유명하다. 새로운 유행이 등장하면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하지만, 그만큼 쉽게 식어버린다. 변화에 민감한 만큼 리트머스 종이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유행에 편승하면서도 다양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인지하지 못한 채 획일성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하나의 흐름이 형성되면 순식간에 모두가 따라가지만, 반대로 그 열기도 금세 식어버리는 것이 한국 사회의 특징이다.
이러한 특성은 시대 정서를 빠르게 반영하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문제는 핵심이 빠진 채 불안함 속에서 열정을 쏟아붓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는 쉽게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그 열기가 오래가지 못한다. 양은냄비처럼 빠르게 끓어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스테인리스처럼 더 단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 때다. 단순히 뜨거워지는 것이 아니라, 열을 보존하고 다른 것을 데워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
베타테스트라는 말은 긍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결국 실험대에 오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마치 실험용 쥐처럼 먼저 테스트해보고 실패하면 쉽게 폐기할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한국이 언제까지 글로벌 시장의 시험대가 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정식 버전이 한국에서 자리 잡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