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이불이 왔어.
색이 고운 민트색 모달, 감촉이 좋다
세트인 베개커버와 조금 짙은색의 패드까지
깨끗이 빨아 쨍~한 햇빛에 잘 말려 개어놓고
또, 뭐가 필요한지 생각을 해봐
아 맞다 수건!
바디워시, 샴푸.....
다음 주면 기숙사에 입소하는 너의 살림살이를
챙기고 있어
이렇게 나가는 거 처음이라
영어마을 4박 5일 캐리어 싸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네
주말마다 집에 오겠지만
매일 저녁 과일을 챙겨줄 네가 없다는 건
뭔가 텅.. 비어버리는 것 같아
기숙사 생활에 로망,
또 엄마아빠 잔소리(정확하게는 귀가독촉)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3처럼 공부해서
거리점수 0을 학점으로 덮고
잔소리 싫어 나가겠다는 놈
기숙사비 지원은 없다는 엄포에
기름 튀어가며 롯@리아 알바비를 모아서
기여코
기숙사를 들어가 버리네
이 정도 노력이면
어떻게 가출하는 너를 말리겠어
근데,
설레는 너와는 달리
품 안에서 내놓는 게 20년 만에 처음이라
나는..
한쪽 팔을 잃은 것 같아
친구들은 편해진다고 부러워하는데
음,
내가 MZ 엄마는 아닌 것 같지?
잡아주던 자전거를 놓으면
조금 비뚤배뚤 하다가
중심 잡고 잘 타고 갈 텐데
가슴 졸이며
너를 바라보고 있는
걱정쟁이 엄마는
이제 잔디밭에 돗자리 펴고
신나게 달리는 너를
흐뭇하게 바라볼게
넘어지면
여기 와서 잠시 쉬었다가 가~
사랑하는 우리 딸,
너의 홀로서기를
응원한다!
202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