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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글 Aug 25. 2024

너에게 쓰는 편지 30

엄마에게서 탈출!?



주문한 이불이 왔어.

색이 고운 민트색 모달, 감촉이 좋다

세트인 베개커버와 조금 짙은색의 패드까지

깨끗이 빨아 쨍~한 햇빛에 잘 말려 개어놓고

또, 뭐가 필요한지 생각을 해봐

아 맞다 수건!

바디워시, 샴푸.....


다음 주면 기숙사에 입소하는 너의 살림살이를

챙기고 있어

이렇게 나가는 거 처음이라

영어마을 4박 5일  캐리어 싸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네

주말마다 집에 오겠지만

매일 저녁 과일을 챙겨줄 네가 없다는 건

뭔가 텅.. 비어버리는 것 같아



기숙사 생활에 로망,

또 엄마아빠 잔소리(정확하게는 귀가독촉)에서

벗어나기 위

고3처럼 공부해서

거리점수 0을 학점으로 덮고

잔소리 싫어 나가겠다는 놈

기숙사비 지원은 없다는 엄포에

기름 튀어가며 롯@리아 알바비를 모아서

기여코

기숙사를 들어가 버리네

이 정도 노력이면

어떻게 가출하는 너를 말리겠어



근데,

설레는 너와는 달리

품 안에서 내놓는 게 20년 만에 처음이라

나는..

한쪽 팔을 잃은 것 같아

친구들은 편해진다고 부러워하는데

음,

내가 MZ 엄마는 아닌 것 같지?



잡아주던 자전거를 놓으면

조금 비뚤배뚤 하다가

중심 잡고 잘 타고 갈 텐데

가슴 졸이며

너를 바라보고 있는

걱정쟁이 엄마는

이제 잔디밭에 돗자리 펴고

신나게 달리는 너를

흐뭇하게 바라볼게

넘어지면

여기 와서 잠시 쉬었다가 가~



사랑하는 우리 딸,

너의 홀로서기를

응원한다!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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