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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키퍼 Jan 02. 2024

J.M. 쿳시의 <청년시절>,<서머타임>

J.M. 쿳시의 자전적 소설 3부작 중 2권이다.

도서관에 <청년 시절>과 <서머타임>만 있어서 첫 번째 <소년 시절>은 아직 읽지 못했다.

<청년 시절>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이게 뭔가 싶은 게 마음에 잘 와닿지 않았다. 처음에 쭉 읽어 갈 때는 별다른 사건 없이 과거를 회상하는 서사라고만 생각했다. 읽기는 어렵지 않았고 그 속의 사건들은 굳이 자극적이지도 않았기에 마치 시간 순서대로 쭉 훑어보는 편지 같다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북마크 했던 곳을 차근차근 읽어보니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솔직하게 나서는 아직 여린 젊은이가 거기에 우뚝 서서 꿋꿋하게 삶을 향해 걸어간다. 세상에 휘둘리는 듯하지만 그 내면에 있는 굳건함이 핵심이다.



그는 속으로 생각한다. 정신적인 삶, 바로 이것이 대영박물관 깊숙한 곳에 있는 나와 다른 외로운 방랑자들이 스스로 바쳐야 하는 삶일까? 언젠가 우리를 위한 보상이 있을까?
우리의 외로움은 걷힐까? 아니면 정신적인 삶 자체가 그것에 대한 보상일까?
<청년시절>





<서머타임>은 쿳시의 자전적 소설 3부작 중 마지막 책이다. 처음 몇 장의 지루함을 버텨야 했으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자 이내 흥미로와젔다. 책의 앞뒤로 '메모장'이라는 부분이 나오고 줄리아, 마르곳 아드리아나, 마틴, 소피가 작가의 (전기작가) 인터뷰 대상이다. 이들을 통해 쿳시의 과거를 회상한다.

전에 못 보던 형식이며 코믹한 구성에 보면서 몇 번이나 흐뭇하게 웃었다. 결정적으로 쿳시는 여전히 살아있는데 자신을 죽었다고 가정하고 썼다는 게 독자에게 던지는 과감한 농담처럼 느껴진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쓴 자서전이 아니라 제 삼자가 쓴 전기문, 게다가 실제로 그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는 장치 속의 장치, 너무나 재미있어서 '아, 이게 바로 소설이지!' 싶었다. 분명히 이건 진실인척하는 허구다. 독자와 작가의 밀당이 너무도 즐거운!



책이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해요?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어야 해요.
그게 아니면 어떤 거야 하죠?
시간에 맞서는 거부의 몸짓이죠. 불멸을 위한 노력이요.아무도 불멸하지 않아요.
책들도 불멸하지 않고요.나는 시간 밖에 산다는 의미로 불멸을 이야기한게 아니었어요.
내 말은 육체적인 죽음을 넘어서 살아남는다는 의미예요.
당신이 죽은 다음에도 사람들이 당신 책을 읽기 바라나요?
그런 가능성에 매달리면 다소 위로가 되죠.

                                                                      <서머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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