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의 끄적끄적
인연이란 한 장의 종이 와도 같은 것.
칼로 여러 번 조각을 내면 그만큼의 조각이 나고,
그것을 이어 붙여도 그은 자국이 남기 때문에 종이와도 같다.
우린 글을 쓸 때 여러 번 지우고 구기며 수정을 한다. 그리고 끝내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글을 써 내려가면, 시간이 지나 다시 읽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워한다.
인간관계도 비슷한 점이 많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서로 다투고 화해하고 끝내 좋은 관계로 이어갈 수도 있고, 또는 싸우고 끝내 관계를 회복하지 못해 인연이 끝날 수도 있다. 좋은 관계로 나갈수록 예전의 일은 추억이 되고,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가 될 수도 있고 자랑스러운 과거가 될 수도 있다. 후에 우리가 이런 일로 싸웠었지 또는 우리가 이런 일을 해서 그땐 엄청 자랑스러웠어하며 어린 날의 추억 이야기꽃이 핀다.
글도 그렇다 지우고 고치면서 그것 하나의 추억이 되고, 당신의 글을 쓰는 것에 밑바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당시에 이런 글을 쓰고 이런 생각에 빠져 있었구나 하며, 글 속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해내고 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러듯 인연은 종이와도 같고, 인간관계는 글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안 된다는 것이 비슷하고,
계속 이어나갈수록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그래도 글을 쓰는 것이 열려있는 결말에 꼭 도달하는 것이 아니듯, 인간관계라는 게 꼭 열려 있는 결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