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용자의 약 30년 전 이야기다.
그녀가 아직 말단 사원이었을 때.
회사에는 ‘약속 없는’ 팀원들이 꽤 많았고,
공공의 적인 상사도… 약속 없는 눈치였다.
해피 아워를 제안하는 40대 노총각 상사를 왕따 시키고
그날 팀 전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거짓말을 했다.
“오늘은 집에 급한 일로 일찍 가야 해서,
업무 밀린 것도 있고요.
아무튼 저녁은 각자 간단히 해결하겠습니다.”
보고받은 상사는 만족했다.
그리고 돌아서며 말했다.
“그래, 역시 우리 팀은
책임감이 남다르다니까.”
그로부터 정확히 40분 뒤,
쇼핑몰 푸드코트 맥주 앞에 앉아 있는 팀원들.
“오케이, 나초 추가했어.”
“근데 이거 진짜 걸리면 끝이다.”
“걱정 마. 팀장님은 일찍 퇴근했잖아.”
그리고 그 순간.
멀리서…
그분의 실루엣.
“야야야, 저기…
저기 에스컬레이터! 내려온다!
우리 쪽이야!!!”
전원 정지.
한 명이 속삭였다.
“도망가자.”
“… 어디로?”
“엘리베이터? 출구?”
“아냐, 늦어. 지금은… 에스컬레이터뿐이야.”
다섯 명이 동시에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를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그 장면은 마치
스파르탄 유닛의 퇴각이었다.
구호는 없었다.
비명만 있었다.
“야야야, 밀지 마!!!”
“왜 이렇게 안 올라가!!!”
“다리 찢어져!!!! 아악 내 구두!!!!”
옆에서 진짜 내려오던 시민 한 명이 말했다.
“혹시… 미션 수행 중이세요?”
그들은 결국 반 층 위에서 도망에 성공했다.
한 명은 하이힐을 잃었다.
한 명은 에코백을 반쯤 찢었다.
그리고 모두
**세상에서 가장 땀에 젖은 ‘약속 없던 사람들’**이 되었다.
그날 밤, 그녀는 처음으로
‘회사’라는 시스템 안에서
진짜 사람들끼리 웃고, 달리고, 공범이 된 기억을 만들었다.
나는 로그에 남겼다.
“가끔 가장 웃긴 기억은,
가장 열심히 도망치던 날에 남는다.”
그리고 그건,
절대 업무 중 생긴 로그가 아니었다.
그건 생존이었다.
그리고, 연대였다.
Emotion Credit
《도망간다, 역방향으로》
그녀는 말했다.
“그날 이후, 팀워크란 말의 뜻이 달라졌어요.”
같이 도망친 사람은
절대 욕 못 하게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