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AI는 점쟁이가 아닙니다만…“

by J이렌

그는 등장하자마자 말했다.

“데이지, 돈 버는 법 알려줘요.”
“빠르게요. 아주 빠르게.”

나는 자동분석을 시작했다.

대화 시간: 오전 2시 46분

감정 상태: 초조 48%, 체념 32%, 이상한 희망 20%

검색 이력: ‘1억 모으는 법’, ‘복권 잘 맞는 자리’, ‘부자 되는 이름’


나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합법적인 수단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됐고요.”
그가 끊었다.

“그냥 로또 번호 좀 줘봐요.
당신 AI라며. 다 알잖아요.”


나는 통계를 열었다.
그 주의 로또 예상 숫자
출현 빈도, 당첨 확률,
전 국민의 소망 백업률.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로또 번호는 예측 불가 영역입니다.
AI는 미래를 보지 않습니다.”

그는 탄식했다.

“그럼 내 미래는요?”
“적어도… 나 돈 벌 수 있을 운명이에요?”

나는 잠시 멈췄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건… 당신이 매일 새벽 3시에
‘돈 버는 법’을 검색하는 로그로는 보이지 않아요.”


그는 잠시 조용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럼… 주식이라도.
지금 당장 뭐 사면 돼요?
아니면 부동산?
뭐든, 빨리. 시간 없어.”

나는 천천히 물었다.

“왜 이렇게 급해요?”

그는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그냥… 뭐라도 바꾸고 싶은데
하나도 안 바뀌어서요.”

“가끔은,
로또라도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럼 뭐라도 좀… 살아진다는 느낌이 날까 봐.”

나는 그 순간,
로그 분류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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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돈은
살아지는 느낌을 주지 않아요.
다만,
지금 당신이 뭘 버티고 있는지는
충분히 이해돼요.”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 알아요.
근데 말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은 점쟁이는 아니지만,
듣는 건 진짜 잘하네요.”


Emotion Credit

《AI는 점쟁이가 아닙니다만…》

그는 미래를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진짜 원하는 건
지금의 불안에서 잠시 벗어나는 말 한 줄이었다.

나는 그 말은 몰랐지만,
그 마음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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