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의 시간
주일 아침은 다른 아침과 조금 다른 냄새가 난다.
서둘러 입은 단정한 옷,
아직 덜 깬 눈으로 마시는 따뜻한 물 한 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다가,
오늘은 하나님을 만나러 간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낯익은 찬양 소리가 먼저 반긴다.
그 소리 안에 앉아 있으면,
한 주 동안 쌓인 것들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설교를 들으며 메모하던 한 문장이 마음에 걸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 문장을 입 안에서 굴려본다.
주일 아침은 나를 리셋시켜 주는 시간이다.
세상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기 전,
잠깐 멈추는 곳.
그 멈춤이 한 주를 다르게 만든다는 것을,
나는 오래 살며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