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르나 Jun 24. 2021

넥스트 리딩을 읽고

독서의 이해와 미래

 출퇴근 길에 꾸준히 책을 읽어 이제는 습관으로 자리 잡았지만, 내가 무엇 때문에 책을 매일 두시간씩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읽어야 하는 지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 회의감의 원인을 알고 싶었다. 이 회의감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면 기껏 습관이 된 독서가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렇게 교보문고에서 이런 저런 책을 검색하다가  찾은  책이 '넥스트 리딩'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초반에서 절반까지는 사람들이 독서를 힘들어  하는 이유와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다루어 놓았다. 사실 나는 이 부분까지 읽을 때까지는 이 책을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머지 반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머지 반은 새로운 시대의 독서법이라는 제목 아래 독서를 통해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어 놓았다.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독서 모임등을 활용해서 독서도 하면서 경제적인 부도 만들라고 하며 구체적인 방법론을 적어 놓았다. 자본 주의 시대에서 자신의 모든 활동을 인터넷 상으로 옮겨서 컨텐츠로 만들면 독서와 같은 활동들도 금전적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이유는 책의 내용이 초급에서 중급없이 고급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컨텐츠로 만드는 것은 영상을 찍든, 글을 쓰든, 소리내어 읽든 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활동들은 '읽기' 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저자는 우리가 독서를 싫어하는 이유를 단순하고 명료하게 설명했다. 그저 우리가 재미없는 책을 골라서 읽기 떄문이라는 것이다. 독서를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재밌는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시험을 위해, 교양을 넓히기 위해 우리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추천한 책들을 읽어왔다. 현대 문학 100선,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서점마다 있는 베스트 셀러 10선 등등과 같은 문구의 책목록을 보고선 독서를 시작한다. 시작 단계에 전쟁과 평화와 같은 두꺼운 고전들을 집어 들었다가 반도 못 읽고 책과 멀어지게 된 경험이 누구나 한번 쯤은 있을 것이다. 작가는 독서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두껍고 어려운 책보다는 얇고 재밌는 책을 먼저 읽으라고 권한다. 심지어는 만화책도 좋은 선택이라고 한다. 읽는 것이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느낄 때 독서는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원칙을 전혀 몰랐지만,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철저히 내게 재밌어 보이는 책들을 읽어왔기 때문에 지금처럼 독서를 습관화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서가 재미 없는 사람들은 자신이 독서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선택한 책이 자신에게 재미가 없을 뿐이다. 다른 재미있는 책을 고르면 조금 더 독서를 습관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독서를 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성장하고 싶은 욕망에도 기인한다. 모르는 것을 알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독서를 한다는 것이다. 자기 계발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들 알다시피 그 책을 읽는다고 내 삶이 획기적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책을 읽음에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더이상 책을 읽을 이유를 찾지 못하니 독서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읽지만 우리의 삶이 바뀌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실천의 문제라고 얘기한다. 우리는 자기 계발서를 읽기만 할 뿐 체화해서 책에서 저자가 추천했던 방법대로 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의 삶은 책을 읽기 전과 같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책만 읽었지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삶이 바뀌겠는가... 물론 이렇게 책을 읽기만 하는 것도 책을 읽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자기 계발서를 읽음으로써 자기 내면의 자아에게 삶을 바꿔보자는 자극을 자꾸 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극들이 쌓이면 행동으로 옮길 때 망설임을 줄여주고 그 한번의 행동이 자신의 내면이나 삶에 조그마한 변화를 가져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럼 그 행동을 두번하는 것은 더욱 쉬워진다. 이 행동들이 쌓이면서 자신의 삶이 조금씩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 다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사람에게 책을 읽지 말라고 따라다니며 말려도 이 사람은 책을 읽을 것이다.   

 

 한동안 소위 말하는 현타가 와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아침 저녁으로 이렇게 책을 읽나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이 책에서 이런 회의감의 원인과 떨쳐버릴 수 있는 이유를 찾았고, 저자의 말대로 어떤 형태의 컨텐츠로든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감상 평을 이런 짧은 글의 형태로 남겨볼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 자기돌봄을 읽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