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홍수

by 도라지

지난 금요일 오후 브런치에 작가 신청서를 냈다. 그리고 월요일 오후 3시쯤, 브런치로부터 글을 발행해도 좋다는 통지를 받았다.


지난해 대학동문밴드에 올렸던 글들 가운데서 몇 편을 골라서, 월요일 오후부터 글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휴대폰이 띵동 띵동 소리를 내며 "000님이 라이킷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라이킷?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부랴부랴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았지만, 라이킷의 뜻은 나오질 않았다. 몇 초 뒤 불현듯 떠오르는 영어 "like it"~ 아마도 백 프로 이걸 거다 싶었다.


남편과 아들들도 모르게 혼자 조용히 글이나 써보자 싶어서 브런치를 시작했기에, 누구한테도 라이킷에 관해 확인한 바도 없다.


브런치 발행 첫날(월요일)과 둘째 날(화요일)은 글을 올릴 때마다 띵동 띵동 라이킷 메시지가 연달아 뜨더니, 셋째 날 오늘이 되었을 땐 그마저도 조용해졌다.


침울하다. 온전히 글이 주는 재미와 의미로 사람들에게 평가받고 싶었는데, 내 글에선 의미든 재미든 찾아지지가 않나 보다.


글은 그 사람이다. 내가 나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게 어려운 것처럼, 글의 스타일을 바꾸는 건 사실 더 어렵다.


어찌해야 하나? 사람들이 읽지 않는 글은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나인 것을, 여기서 글 쓰기를 포기해야 하는 건가? 별의별 생각들이 다 든다.


콘텐츠가 넘쳐 나고 언어들이 폭우처럼 쏟아지는 세상에서, 내가 단 몇 줄의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직과 진실만이 정답인 세상은 고래 적부터 존재한 바가 없나 보다.

문득 나의 언어가 오래된 박제 인형처럼 느껴진다.


남들은 수백 명씩 다 가지고 있는 구독자는 어디서 만날 수 있는 걸까? 나는 아직 단 한 명의 구독자도 없다. 콘텐츠 전쟁이라더니, 정말로 실감 나는 오늘이다.


(2021년 9월 8일 저녁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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