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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자 Apr 15. 2024

외국인

프롤로그

아침에 결혼비자 보완을 위해서 부산출입국에 갔다가 외국인등록을 위해서 김해출입국에 갔다. 부산에서 외국인 남성이 한국 여성과 결혼했는데 사모님이 금수저 집안이라서 조금 부러웠다. 김해에서 외국인이 고맙다고 위스키를 선물했다.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고마웠다. 보답으로 다음에 같이 밥을 먹자고 약속했다. 비자 업무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해썹 업무하러 가는 길에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하면서 친해진 외국인들이 떠올랐다. 십수년 동안 조선소에서 일하며 감독관으로 파견왔던 외국인과 지금도 가끔씩 연락한다. 그는 자국 해군에서 제대한 후에 캐나다로 이민갔다. 아들이 태어났는데 안전한 선진국에서 아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그는 공장에서 일하고 MBA 공부하면서 가족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똑똑하고 성실하니까 잘 살거라고 믿는다.

네팔 위스키는 상상도 못했는데 감사합니다!

우리나라가 남미처럼 불안했다면 아마 나도 가족을 데리고 이민가서 외국인으로 살았을 것이다. 특별한 재주 없는 외국인이니까 공장에서 단순노무를 하면서 생계를 책임졌을 것이다. 학창 시절에 대학교에서 이창래 작가의 영원한 이방인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세탁소인지 구멍가게를 운영했던 아버지와 이민 2세대 아들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비자 업무를 하면서 만나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동생처럼 자주 만나는 외국인들이 몇명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새벽에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울면서 전화했던 외국인, 불법체류자와 결혼한 외국인, 출국명령 후 겨우 다시 우리나라에 돌아왔던 외국인 등 기억에 남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의 생각을 귀담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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