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피워내는 순간
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이었습니다.
쏟아지는 태양의 열기에
세상의 모든 것이 형체도 없이
녹아버릴 것만 같던 날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시원한 그늘을 찾아 헤매면서도,
땀으로 범벅이 된 서로의 손만은
결코 놓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땀으로 흥건한
손바닥이 미끄러워질까 봐,
서로를 놓칠세라 더 꽉 잡으며
그 열기를 견뎌냈습니다.
커다란 나무 밑,
짙은 녹음 속으로 발을 들일 때 말이에요.
"당신도 보았나요?“
그 무지막지한 태양의 열기를 자양분 삼아,
발밑에는 작고 예쁜 꽃들이
송이송이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작게 들려오는 꽃들의 숨소리와
농밀하게 번져가는
꽃들의 체취가 느껴졌습니다.
어느새 수백 개의 향로에서
일제히 피어 올리는 듯한
진한 꽃향기에 취해
내 눈앞은 아른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맞잡은 손을 타고 마음 하나하나가
떨리듯 새어 나오는 우리의 숨소리는,
마치 깊은 밤 애절하게 울려 퍼지는
첼로 선율 같았습니다.
향기로운 꽃내음에 취해
당신과 함께 감상하던
그 아름다운 음악.
이 보다 더 향기로운 것은 없었습니다.
오늘 꽃이 피네.
동화 속에 나오는 꽃이,
일생에 단 한번 피는,
축복 받은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