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는 법

두려움과 진심

by 강희지

그토록 달콤했던 속삭임들이

어느새 공간을 가득 채우고 말았습니다.

너무 꽉 들어찬 말들은 이제 속삭임이 아니라

소음이 되어 우리 사이를 어지럽힙니다.

"이제 우리, 잠시 멈춰볼까요"


듣기 싫은 말들은 강물에 흘려보내고,

복잡한 생각들은 가만히 놓아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 보는 거예요.

사랑을 나누는 일이요.


작기만 한 이 공간에서 누구도 버겁지 않게,

누구도 아프지 않게 말입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적당한 단어를 고르느라

조심스럽게 애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우리, 흐르지 않는 고요한 적막 속에 .

잠시 누워 있기로 해요.


무심하게 흘러가 버리는 시간 속에서,

결국 우리 사이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요.


나는 아주 조용히,

어렴풋하게 당신에게 고백해 봅니다.


실은 이 작기만 한 공간이 비워져 버릴까 봐,

우리가 나눈 것들이 사라져 버릴까 봐

조금은 두렵다고요.


하지만 이 두려움마저 비워진

적막 속에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말보다 깊은

서로의 진심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향기를 남기는

우리는 여전히 꽃

곧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