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사람
나는 당신이 가진 특유의 고요함과 덤덤함,
그리고 그 무심함 속에 숨겨둔
세밀한 다정함을 사랑합니다.
길을 걷다 문득 당신이라는 풍경 앞에 멈춰 서서,
당신이 건네는 사소한 눈길 하나하나를
정성껏 눈에 담아봅니다.
서늘한 밤내음을 닮은
당신의 향기를 깊게 들이마시고,
차가운 밤공기 같은 당신의 손길을
짐짓 옷 소매 안에 감춰보기도 합니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 칠흑 같은 어둠을 닮은
당신의 깊은 속내와 그 단단한 질감이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그렇게 한참을 당신 곁에 서 있다가,
마침내 당신이라는 밤하늘이
내 마음에 밀물처럼 밀려들어 오면
그제야 나는 안심하며 다시 걸음을 재촉합니다.
이제 나의 마음은 당신을 닮은
커다란 밤하늘이 되었습니다.
낮 동안 나를 어지럽혔던
사람들의 날카로운 말들,
마음을 뿌옇게 가리던
걱정의 먼지들,
차마 마주하기 싫었던
세상의 고단함까지도
당신이라는 검은 외투 아래
모두 자취를 감춥니다.
모든 소란이 잠든 내 마음속에는
이제 당신이 심어준
작은 별들만이 반짝입니다.
화려하게 타오르지는 않아도,
은은하게 내 마음을 밝혀주는
이 고요한 빛에 기대어,
비로소 온전한 나로 숨을 쉽니다.
사랑의 꿈들을,
사랑의 소망들을,
그 별들을 가질게
아름다운 빛을 따라
그 마음을 연주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