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 좋은 날, 교동도에서 흰기러기를 만나다

by 서서희

오늘은 운 좋은 날, 교동도에서 흰기러기를 만나다


사진 설남아빠

글 서서희


너무 추운 날

올림픽공원 포기하고

교동도로 나섰다

둘러보기만 하자고...


네비는 올림픽도로로 안내

다행히 안 막혀 수월하게

검문하는 군인들

너무 추워 보여

'고생하신다' 말 건네니

'좋은 시간 되십시오'라는 말

많이 힘들진 않아 보여

다행이라 생각

그래도 누군가의 아들

내 아들의 친구인 듯

고생하는 모습

너무나 마음 아파...


교동도 들어서 오른쪽 논길로

예년에 항라머리검독수리 찍던 곳이라고

들어서자 쇠기러기 무리 속 하얀색

깜짝 놀라 장비 꺼내 정비하고

차 돌려 새를 향해

'오늘 당신 운이 좋네, 흰기러기 만났으니...'


좋아하는 남편 보며 검색해 보니

흰기러긴 고니류와 비슷하나

작은 몸집, 검은색 날개 끝으로 구별된다고

청회색인 종류도 있다지만

오늘 본 건

몸이 흰색, 날개 끝 검은색

그래서 눈에도 잘 띈 거겠지


흰기러기 산다는 북아메리카 툰드라

너무 추워 나무도 안 자란다고

눈이 많아 위장색을 흰색으로

툰드라에서 여기까지

기나긴 여정 이겨낸 흰기러기


조금만 소리 나도 쇠기러긴 피하는데

흰기러긴 꿋꿋하게 움직이지 않아

벼 뿌리를 파 먹고

먹은 후엔 깃 단장

그리곤 고개 박고 쉬기도 하고

쇠기러기 다 피해도 용감하게...

그러다 기어코 날아가 버렸네


한 번은 날아간 곳 쉽게 찾아 찍었지만

외길에서 차 피하다 날아가버려

또 한 번의 운은 와주지 않아

그래도 오늘은 조복(鳥福)이 있었다고...


고구 저수지, 난정 저수지, 강화도까지

색다른 기러기 만날까

모두 돌아보았지만

오늘은 유난히 개체수가 적다고

공릉천엔 큰기러기도 많은데

교동도는 쇠기러기만 많다고

돌고 또 돌아도

더 이상 오늘의 조복(鳥福)은 끝...


북쪽 멀리서 따뜻한 곳 찾아와

벼 벤 논에서 먹고 쉬고 한다니

또 만나자, 흰기러기

다음을 기약하자


교동도 벼 벤 논엔

기러기들 많으니

교동도 찾는 분들

대룡시장 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기러기도 만나 보시길...


DSC_1909_00001.jpg 쇠기러기 무리 속 눈에 확 띄는 흰기러기
DSC_2044_00001.jpg 조그만 소리에도 움직이는 쇠기러기들
DSC_2265_00001.jpg 쇠기러기는 점점 앞으로 도망가는데...
DSC_2304_00001.jpg 끝까지 용감하게 자리를 지키다...
DSC_2341_00001.jpg 쇠기러기와 함께 날아가는 흰기러기
흰이마기러기.jpg 예년에 교동도에서 만난 흰이마기러기
캐나다기러기.jpg 예년에 교동도에서 만난 캐나다기러기
DSC_2105_00001.jpg 예년에 교동도에서 만난 항라머리검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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