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온다는 흰줄박이오리
고성 아야진 그 바위에
올해도 갔다가
세 번 허탕...
양구 세 달 살이
끝나기 전 만나면 좋겠다
겨울도 되기 전
내 생각만 하고...
십일월 초, 중순, 말에...
만나지 못하고 단념할 수밖에
올라오기 전날
벌써 와 있었단 소식
그러면 짐 싸서 들렀다 오자고
하지만 하루 종일 비 내려...
올라와서 상황 보며 가자 했지만
추가접종, 가족 모임 등등등
보름 때 되어서야 가기로 결정
하지만 아들의 헬프미 소리에
하루 더 연기
오늘은 아야진 가는 날
새벽부터 잠 설치며 갔는데
가는 길 내내 비가 내리고
날씨는 분명 괜찮다고 했는데
맑아질 줄 모르네
그래도 도착하자
흰줄박이오리 있다며
남편은 사진기 들고 뛰고
나는 잠에 취해 비몽사몽
정신 차려 가보니
보기만 했을 뿐 날아갔다고
실망한 표정...
그래도 바람맞으며 멍하니 기다리니
점점 모이는 흰줄박이 오리
세 마리, 네 마리, 일곱 마리
저기 열 마리네, 수컷 여섯 암컷 넷
어, 저기 바다 위에도 한 무리
다 모이면 제법 많을 텐데
어떻게 해마다 저 바위 찾아오는지
궁금하다며 잔뜩 기대만...
바다 위 열 마리는 다른 데로...
그나마 바위 위 맴도는 열 마리만
열심히 셔터 누르다
저리로 가본다고 쌍안경 들고 간 남편
뛰어와 사진기 챙기며
검둥오리, 홍머리오리도 있다고
신나서 달려가네
저 멀리 세가락도요도 한 마리만...
날씨는 점점 맑아지는데
검둥오리 날아가고
홍머리오리 왔다 갔다
흰줄박이오리도 나왔다 없어졌다
여섯 시에 가면 되겠다 했지만
다섯 시에 이미 새들은 날아가고
텅 빈 바위엔
내내 바다를 지키던
가마우지 무리만,
보겠다던 흑기러긴 만나지 못하고...
비 내리고 바람 불던 그 날의
아야진 겨울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