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짧은 사람의 독후감 1

떠오르는 숨: 해양 포유류의 흑인 페미니즘 수업 / 알렉시스 폴린 검스

by 산넙치
9791198585103.jpg 교보문고

먼저 사고 싶었던 책을 미뤄두고 가족의 추천에 따라 이 책을 고른 저에게 감사하다고 전합니다. 사고 나서 바로 읽어봤을 때 바로 느낌도 오지 않고, 문장들은 이해하기도 어려워 한 몇 달을 미뤄두었어요. 반 년이 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가족한테도 읽어보라 했지만, 끝까지 읽은 것을 보진 못했어요. 밀리의 서재, 크레마 구독이 끝나고 집에 있던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다른 가족에게 보내버린 이 책이 생각이 났습니다. 다시 읽어본 책은 새로운 세상을 선사합니다.


작가는 해양 포유류에게 편지를 쓰는 것 같기도, 아니면 우리에게 편지를 쓰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는데, 그렇다고 지금 이 책을 모두 읽었다고 제가 이 책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제가 이 책에서 감정을 얻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을 편지이자 시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비유를 보고서는 바로 그렇게 읽었어야했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국어에 젬병이었던 저는 그대로 읽다가 포기했었답니다.


혐오가 만연한 사회입니다. 그리고 그 혐오는 오래 전부터 축적되어와서 지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자본가가 세계를 책임질 자리를 얻었고,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남의 생각에 의지해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얕게 나마 그런 문제점을 보고 있던 사람으로서는 좌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의 비극적인 일은 저를 더욱 더 침울하게 만들었습니다. 남의 생각을 따라가는 사람을 비판하면서, 과거에는 남의 생각에 따라갔던 사람이라는 사실에 좌절하고, 문제가 제기된 시점에도 그런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바뀔 수 있을까, 앞으로 더 어두운 미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길게 한탄을 써봤지만, 결론은 명확합니다. 제가 여기서 변화를 기대하고 행동해도 뭔가를 바꿀 수 없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이 책은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해양 포유류에 대한 언급과 함께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류애가 떨어지는 경험도 할 수 있지만, 작가는 사랑을 말합니다. 어떠한 사실을 알고 있기를 원하고, 그리고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에 대해 생각해온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해양 포유류가 전할 수 있는 교훈을 번역해 앞으로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 가르쳐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고민할 거리까지 남기고서요.


아름답지만 어려운 이름의 해양 포유류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인간의 위협을 생각합니다. 유명 회사 Amazon이 가져간 이름은 본래 누구의 것이었는지, 우리가 소비한 회사는 어떻게 바다를 해하는지, 유행이라는 것은 어떻게 동물을 착취하는지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인종 차별과 성차별, 성소수자 차별, 장애인 차별 등으로 이어집니다. 동물을 착취하듯이, 소수자를 착취하게 되는 그 루트를 알게 됩니다.


탄핵 시위가 한창입니다. 저는 나가지 못한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현장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SNS에서 번지는 다툼에 잊을 뻔해도, 페미니스트와 퀴어와 장애인, 노동자, 환경운동가의 단합을 기억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왜 함께 하고 있는 것인지 그때는 단지 품앗이 정도로 이해했지만, 이젠 조금이나마다 이해할 것 같습니다. 모두 기득권의 자본주의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고, 차별과 혐오는 다른 대상을 향한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며, 이 거대한 파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함께하는 방법 뿐이라는 것을요.


문장을 둘 기록하고 가고 싶습니다.



오드리 로드가 이미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듯이요.


블랙 유니콘은 오인되었다

그림자로

또는 상징으로

차디찬 땅을 헤치며

끌려다녔다.

내 분노를 향한 조롱이

안개처럼 흩뿌려진 곳을


모든 것에 의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내가 만약 물속에서 바다사자를 피한다 해도 하늘에는 여전히 박쥐가 있죠. 모피가 유행이 아니어야 내가 살 수 있다니 이게 공평한 건가요? 이토록 아름답길 원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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