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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Jul 20. 2023

발리에선 누구나 꿈꾸는 삶을 살 수 있어

삿구루 하타요가 20일차

오늘은 Claire의 마지막 날이었다. 앙가르마다나만 배우기 위해 왔기에 나보다 하루 일찍 떠나게 되었다. 아유르베다를 공부하며 요가 니드라를 나누는 그녀는 완벽한 디지털노마드다. 현재 발리에서 3년째 살고 있지만 곧 브라질로 떠날 예정이다. 그곳에서 3-4개월 지내보며 앞으로 3-4년을 정착하며 살 수 있을지 알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브라질에서 살아보는 게 13년을 사귄 남자친구와 서로의 오랜 꿈이라고 했다.


이렇게 사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눈앞에서 만나게 되면 과연 누가 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얼마 전 우붓에서 만난 리투아니아 친구도 내일 3-4개월 동안 미니 월드투어를 떠난다고 했다. 발리에서 산다는 건 단순히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사는 삶을 뜻하지 않는다. 나에게 이곳은 작은 지구촌이다. 전 세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 꿈꾸는 삶을 살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내가 요가를 배우는 이곳, 요가 시스템(Yoga Sytem)의 선생님들 또한 그렇다. 자신의 나라인 인도를 떠나 발리에서 전통 하타 요가를 나누기로 선택한 사람들이니까. 나의 선생님은 Abishek인 원래 엔지니어였다. 2016년 삿구루를 만나고, 2020년부터 요가 수련을 시작하며 자신의 삶이 너무나 다르게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좋은 경험을 나누길 바라는 마음에 정식으로 요가 선생님이 되었다.


작년 여름, 발리에 처음 오게 되었고 올해부터 정식으로 이곳에서 살게 되었다. 발리 지점의 관리자가 되며 가르치는 일과 경영 및 마케팅까지 그의 손이 닿아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일에 치여 발리에 살지만 이곳의 바다와 자연을 크게 누리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발리는 발리지 않은가. 새로운 환경에 나를 맡기며 요가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발리를 떠나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한 달하고 열흘 정도 남았을까. 나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채우고 싶을까? 분명한 건 이곳에서 요가를 더 하고 싶다는 거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요가라는 삶의 방식을 자신의 삶 속에서 경험하길 바란다. 그 일을 돕고 싶었다.


비자 문제로 내가 요가를 가르칠 수 없다면, 요가를 가르치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지 있을까? 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오늘 Abi 선생님의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것을 도와드렸다. 현재 요가 시장과 이샤 하타 요가의 특징을 나누고, 그 사이의 접점에서 나올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고민했다.


고객 피드백 설문을 다시 보고, 어떤 키워드들이 반복적으로 나오는지, 그들의 고민은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2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니 콘텐츠의 큰 방향과 글감들이 나왔다. 내일 조금 더 구체화하기 위해 현재 비즈니스의 WHY, HOW, WHAT을 더 고민해서 준비해오기로 하고 헤어졌다.


'나는 이미 내가 꿈꾸는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집으로 돌아오며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꿈꾸는 삶의 모습을 계속 마주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전 세계를 집을 삼아 살아가는 친구도, 더 많은 사람들이 요가를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을 나누는 선생님도 나에게 어떤 사인을 주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 확신을 주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삶이 가능하다고, 누구나 선택만 한다면 살 수 있다고. 그러니 용기 있게 행동하라고.


분명한 건 나는 지금 올바른 길 위에 있다는 거다. 오늘의 수련이 그랬고, 오늘의 대화가 그랬고, 오늘의 미니 컨설팅이 그랬다. 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일.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도. 나는 지금 나를 잘 채워가는 시간들 속에 있다. 나 자신, 아주 기특해! 발리에선 정말 누구나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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