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아빠 어디 있는지 알아?"
엄마 지인의 질문에 난 모른다고 답했다.
얼마 전, 아는 분이 다른 동네에서 내 친부를 보셨다면서 연락이 왔다고 하신다.
혹시 내가 친부를 찾을 생각 있으면 다시 친부가 보일 때 연락처를 받아두시겠다고 하셨단다.
난 듣자마자 거절 의사를 밝혔다.
내가 어릴 때도 남보다 못한 사람이었는데, 지금 와서 찾는다고 더 나은 사람이 돼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난 지금 가정을 꾸려서 남편과 두 아이와 잘 살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친부를 찾을 이유가 없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이제 찾아봐도 괜찮지 않냐는 엄마 지인의 이야기에 다시 한번 정중히 거절 의사를 밝혔다.
나도 동생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고개를 끄덕이시며 알겠다고 하시는데, 표정엔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그래도 핏줄이니까, 자식 둘 다 가정을 꾸려서 아이 낳고 잘 살고 있으니까, 그런 모습을 친부가 보고 싶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셨나 보다.
갑자기 과거 일이 생각났다.
20대의 어느 날, 사주와 타로를 보는 곳에 갔다.
친부를 찾아도 될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나에게 도움 되는 게 하나도 없으니 굳이 나서서 찾지 말라는 대답을 들었다.
찾고 싶지 않다는 내 생각이 맞기를 바랐는데, 원하는 대답을 들었다.
취업 후, 제출할 서류가 필요해서 주민센터에 갔다.
"아버지랑은 연락 안 해요?"
"어디 계신 지 찾아드릴까요?"
직원의 뜬금없는 질문에 난 당황했다.
난 연락 끊은 지 오래됐고, 찾을 필요 없다고 대답했다.
불쾌했다.
하지만 불쾌함을 내색하진 못했다.
지금 생각하니 불쾌하다고 말할걸, 후회된다.
찾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름 고민했던 시간이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는 솔직히 찾고 싶었다.
찾아서 그때 왜 그랬냐고 따지고 싶었다.
혹시 용서를 빌고 사과를 한다면, 받아줘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날 세상에 존재하게 해 준 사람이니까.
그럼에도 용서할 수 없는 일들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데 언젠가는 용서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내 감정은 널뛰는 날들이 많았다.
난 친부가 평생 고통 속에 살기를 바랐다.
나는 그와 달리,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과거는 불행했지만, 그 불행은 거기서 멈췄다.
나의 현재와 미래는, 내가 선택한 행복으로 가득 채울 것이다.
나는 지금 내가 선택한 행복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