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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Mar 25. 2024

The first world war

어스본 리딩책

큰 아이는 전쟁사를 참 좋아합니다.

다소 편견일 수 있겠지만, 남자아이여서일까요?

아니면 게임을 못 하는 그 욕구를 전쟁 역사책으로 푸는 걸까요?


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찌 됐든 전쟁사를 좋아해서인지 난민, 국제 분쟁, 세계대전, 내전 등의 전쟁 역사와 현재에 대해 참 많은 책을 읽는 듯합니다.


아이는 영어 독해 지문을 매일 하나씩 하고 있습니다.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며 한 지문을 나름 꼼꼼히 공부한 후 엄마와 함께 지문을 한 번 더 읽고 해석하며, 애매했던 문장 해석과 숙어, 관용어, 아이가 놓치기 쉬운 문법까지 같이 다루며 공부하고 있지요.


애걔... 매일 지문 달랑 하나라고 하니 아무래도 적어보이긴 한데요.

주말 제외하고 평일에 수학과 함께 하자니 시간이 빡빡하더라구요. 그래도 매일 한 지문의 힘이 엄청 강한 걸 알고 있기에 지문의 수를 늘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이도 숨쉴 구멍이 있어야지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 영어 수업에 원어민 선생님 말은 아예 들리지 않아 수행평가를 포기했었구요.

한국인 선생님의 수업 마저 따라가는 게 불가능했던 아이였는데요.

중학교 입학 후 영어 수업에서는 선생님의 질문에 자기가 두 개나 답 맞췄다며 즐거워하는 아이가 되었거든요.

ABC가 전부였던 2년 전에 비하면 괄목상대 일취월장임은 분명한데요.

아이도 저도 뭔가가 허전하긴 합니다. 영어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나니 이젠 좀 더 높은 수준을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아이가 제게 부탁하네요.


"엄마, 영어 원서 책 하나만 구해줘!"


다음 날 바로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수업이 즐겁(?)지는 않지만 싫지도 않다며 의욕이 샘솟는 아이를 위해 적당한 도구와 자료를 슬쩍슬쩍 넣어주는 건 엄마 몫이니까요.

다행히 동네 구립도서관에는 영어도서관이 별도로 있어서 그 곳으로 향했습니다.


level 1 책도 한숨 쉬며 포기했던 옛날인데, 오랜만에 향한 영어도서관에서 level 3~4 이상을 들여다보게 되네요.

다행히 아이의 관심사를 따라 제1~2차 세계대전을 다룬 어스본 리딩책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데려왔습니다.

두께가 얇으면서도 화보가 풍부해서 전쟁사를 좋아하지만, 영어원서는 부담스러운 아이들도 읽기가 비교적 수월할 것 같네요.

집으로 돌아올 즈음 남편에게서 카톡 선물이 옵니다. 이벤트로 스벅 쿠폰을 받은 걸 저에게 보내온 거지요.

야호!!

남편에게 감사 땡큐를 날려주고 빌려온 책 몇 권을 들고 스벅으로 향합니다. (저는 스벅같은 커피숍에 '제 돈 주고는' 가지 않아요. 이벤트 쿠폰으로 혼자서 처음 가는 거 같네요.^^)


스벅에서 커피를 받아들고 일단 '3차세계대전은 정말 일어날까요?'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아이 취향인데 제가 왜 이 책을 읽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족 모두의 관심사다보니 손이 저절로 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한참을 읽다가 다시 1차 세계대전을 다룬 이 책을 펼쳤습니다.

커피숍이라 조금 멋쩍긴 하지만 아주 작은 소리로 원서를 음독하기 시작합니다.(엄청 시끄럽다보니 제 목소리는 주변 대화 소리의 1/3도 안 냈지만 제 귀에는 충분히 들리네요.)


책의 시작은 사라예보에서 울린 총성입니다.

3차세계대전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으니 원서지만 이해가 바로 되네요.(모두가 아는 TIP이지만, 내용을 미리 알고 있으면 원서 읽기가 정말 수월해집니다.)


아무도, 심지어 총을 쏜 가브릴로 프린치프도 이 사건이 세계대전이으로 이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죠.

그렇게 시작된 세계 대전.

청년들은 크리스마스 전에는 끝날 줄 알고 밝은 얼굴로 전쟁터로 향하죠.


이 책은 풍부한 화보가 장점입니다. 그리고 군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통해 전쟁이 일상 생활과 일반인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경고하지요.


화보는 환호하며 전쟁터로 향하던 모습이 참호에서 무표정, 혹은 불안해 보이는 표정의 군인들 모습으로 바뀌고, 피난 가는 여인들의 모습, 비행기에 언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알프스 산맥을 맨몸으로 오르는 군인들, 참혹하게 부서진 집으로 이어지며 전쟁으로 인해 우리 삶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미군의 참전과 독일의 패망, 히틀러의 부상(浮上), 무덤 앞에 선 군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한 권의 책이 마무리됩니다.


원서 읽기가 어려워도 화보만으로도 충분히 전쟁의 과정과 끝을 이해할 수 있지요.

원서읽기는 어렵지만, 사진과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충분히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집 큰 아이도 눈이 반짝거리며 관심을 보이네요.


(물론, 관심을 갖는다고 바로 읽진 않습니다. 안 읽는다고 바로 디밀면 절대 안 되구요. 그냥 이야기를 슬쩍슬쩍 흘리면서 관심 갖고 들 때까지 주변에서 맴맴 돌려주기만 해도 됩니다. 안 읽으면 어쩔 수 없구요. 관심 가면 그림이라도 볼 테지요. 이 책도 마찬가지구요.)


2차 세계대전은 아직 읽진 못 했습니다만, 짧은 영어실력으로도 읽기에 아주 어렵진 않으니, 전쟁 좋아하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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