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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살림 Mar 31. 2022

다정한살림, 봄

오후 4시

오후 4시


하루중 마음이 가장 바쁜시간, 오후4시. 잠시 외출해있다가도  시간이면 집으로 돌아와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하루를 고단하게 보낸 신랑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보상이자 위로 같은 저녁. 대가족 살림에 익숙했던 터도 있어 거한 저녁상을 올렸고 주부 9단의 밥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먹을 정도는 차려 내었다. 잘 먹어주면 수북이 쌓여있는 설거지도 고단한 손목도 다 괜찮았다. 있잖아 우리 시켜먹을까? 이렇게 거하게 차리지 않아도 돼. 간단히 먹자.라고  신랑은 손이 느리면서 욕심이 많은 나를 걱정해주었다.

이제는 점점 손이 빨라지고 4시에 차를 마시는 여유를 부리게도 되었고  조금 더 간결히 차려내는 것에 익숙해지기도 했다.



살림을 하면서 효율성 있게 내 시간을 쓰기 위해 오후 4시에 얽매여 있는 나를 조금은 풀어주었다. 전날 육수를 내거나 다음날 쓸 재료를 미리 꺼내어 다듬어 놓는 등의 요령을 피웠다.  양념 하나 넣고 레시피를 다시 확인해가며 우왕좌왕 완성했던 요리들은 제법 익숙해져 손대중, 눈대중으로 끓여 내기도 했다.



주부 같은 태가 나고 있었다.

잘했어, 잘하고 있어라며 작은 일이지만 성장하는 나를 토닥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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