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하구의 진포는 1380년(우왕 6년) 고려의 장수 최무선은 자신이 개발한 화포를 사용해 왜구를 격퇴한 역사적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또한,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 속 의적 우대용의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와 문학이 공존하는 공간을 체계적으로 개발한다면, 지역 관광 활성화와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을 동시에 끌어낼 수 있다. 특히 웅포 지역은 금강 포구의 중심부로, 역사·문화·생태 관광을 아우르는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
금강 포구는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역사와 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이야기의 보고다. 성당포구에는 고려 시대 세곡창을 재현한 전시관과 진포해전을 기념하는 체험형 전시 공간을 조성해 방문객들이 전투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장길산 속 우대용과 장길산 의적단의 활약을 테마로 한 공간을 조성하면 문학적 감성을 더할 수 있다.
웅포 지역은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절경을 배경으로 역사와 생태가 어우러진 명소다. 이 가운데 웅포 곰개나루터는 고려와 조선 시대에 중요한 교통로이자 물류 중심지였다. 현재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관광지로, 겨울이면 수천 마리의 철새가 날아들어 장관을 이룬다. 이를 활용해 생태 관광과 역사 관광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방문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웅포에는 승마 체험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를 금강 포구 관광과 연계해 말을 타고 금강변을 따라 이동하며 역사 해설을 듣는 ‘승마 탐방 코스’를 운영한다면, 단순한 레저 활동을 넘어 역사적 공간을 몸소 체험하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웅포 캠핑장을 확충하고 전통가옥 형태의 숙박 시설을 조성해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여기에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 푸드 마켓을 운영하면, 관광객들이 금강의 자연과 문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황산포구와 웅포에서는 황포돛배를 이용한 수상 관광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금강을 따라 흐르며 역사적 사건이 펼쳐졌던 공간을 직접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지역의 역사적 가치와 스토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진포해전 축제를 만들어 최무선의 화포 전술을 체험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우대용이 탐관오리의 곡식을 빼돌려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장면을 연극이나 퍼포먼스로 재현하면 문학적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강변에서는 고려 및 조선 시대 해상 무역을 주제로 한 공연을 진행해 역사적 스토리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강 포구의 생태환경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관광 개발도 중요하다. 기존 갈대밭과 갯벌을 활용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친환경 자전거길과 도보 탐방로를 정비하면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고란초 자생지역과 수리부엉이가 서식하는 둘레길을 관광 코스로 개발하면, 생태와 역사 관광을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다.
기술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 개발도 고려해 볼 만하다. 수원 화성에서 운행 중인 XR(확장 현실) 버스를 벤치마킹하면, 금강 포구의 문화유적지를 더욱 생동감 있게 체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XR 버스는 유리창을 통해 다양한 역사적 장면을 실감 나게 보여주며, 관광객이 이동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문화유산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이러한 기술을 접목하면 금강 포구에서도 역사적 사건과 문학적 배경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웅포를 중심으로 한 금강 포구 개발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역사와 문학이 살아 숨 쉬는 브랜드 도시로 거듭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과거의 이야기를 현재의 자산으로 삼아 금강 포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관광지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2025년 3월 6일 더탑뉴스 기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