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한국의 모교에서 유학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과정에 대한 웨비나(webinar)를 했었다. 그날 했던 이야기의 대강은, 유학이 필요한 이유,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였다.
보통은 자신의 전공분야를 더 깊은 공부를 해보기 위해 유학을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나는 전공을 살짝 바꿔서 공부를 새로 시작한 케이스이다. 한국에서는 정상발달 범주에 있는 친구들을 가르치는 일반 어린이집 교사였다가, 유학을 오면서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유아특수교육으로 방향을 살짝 틀었다. 특수교육으로 바꾸게 된 계기는 특별할 건 없었다. 근무했던 어린이집이 한국에서 거의 처음으로 통합보육을 시범적으로 도전했고, 이 초창기의 통합보육이라 함은 중증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일주일에 1-2번, 몇 시간 정도 내가 가르치고 있는 반에 들어와 있는 식이였다. 그때는 내가 딱히 중증 장애에 대해 깊이 알아볼 필요는 없었는데, 장애 아이들 담당하는 선생님들께서 거의 매 시간 딱 붙어 계셔서, 내가 담당하는 아이들과 우리 반에 방문하는 장애아동이 기실 한 장소에서 시간만 같이 보내는 식이였다.
그런데 이게 알게 모르게 나에게 영향을 미쳤나 보다. 나는 미국 대학원에 당연하게 유아교육이 아닌 유아특수교육과에 원서를 냈고, 입학을 하고 나서도 영어를 못해서 허덕대느라 정신이 없었는지, 이게 새로운 분야라는 것이고 뭐고 생각할 여유 없이 하루에 주어진 양들을 공부하는데 급급했다.
유학이란 게 간단히 생각하면 별거 없다. 학생비자를 받아서 와야 하기 때문에 학교가 아닌 곳에서는 일을 할 수 없도록 제한이 있고, 주변에 맨날 만나 놀던 친구들도 없고, 제일 제약 없이 할 수 있는 건 공부뿐이다. 일을 하던 사람이 유학을 와서 맨날 앉아서 계속 계속 공부만 하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미쳐가고 있나’ 눈이 빙빙 도는 시간도 분명히 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던 패턴으로 계속 공부한다면 전공을 바꿔서 유학을 하더라도 꽤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전공을 굳이 바꾸지 않더라도 자신의 전공 분야 내에서 유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전공분야의 다른 이름들이 뭐가 있는지를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만 해도 전공분야 안에서도 세부 전공 프로그램이 많다. 예를 들면 특수교육 안에서도, 유아특수교육, 중증 장애, 자폐 프로그램, 행동치료, 시각장애/청각장애, 영재교육, 등등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나는 유학 체질 인가에 대한 생각?
가족 없이 혼자 온 유학에는 혼자 조용히 보내는 시간이 참 많다. 물론 공부와 더불어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지내는 유학생도 많이 있다. 그래도 유학생활은 전반적으로 떠들썩한 시간보단 혼자만의 시간이 많이 존재한다. 이 조용한 시간을 공부로 채우겠다고 결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견디는 게 체질에 맞는 사람에게 유학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