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미 MUMI Apr 02. 2024

한국어 선생님인지... 학교 홍보 직원인지...

행사가 너무 많은 태국 학교 

태국 학교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한국어 수업보다 행사에 동원되는 일이 많이 생긴다. 

수업이 있어도 수업을 안 하고 행사에 따라 가는 일도 있고 주말에도 학교 홍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출근을 하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중, 고등학교 학부모 설명회에 참가해서 한국어로 간단히 인사하면서 외국인 교사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자리에도 참가하고 어떤 경우에는 학생 가정방문에 같이 가는 경우도 있다. 


나의 경우 첫 태국 파견학교에서는 경찰서에 가서 한국어 수업을 한 일도 있고 초등학교에 가서 학교 홍보를 하러 돌아다닌 경험도 있다. 


특히 시골의 경우 시장에서 열리는 행사에 학교에서 참가하는 경우가 있는 데 그런 경우에도 외국인 교사를 데려가서 행사에 참가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저녁에 시장에 가서 물건 교환도 해 주고 어떤 선생님은 패션쇼에 참가한 선생님도 계셨다. 


처음에는 학교 근무와 관련 없는 행사에 참가하는 경우에 왜 내가 이 일도 해야하는 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찌 보면 태국인들은 나름 태국에 온 외국인에게 여러가지 경험을 시켜 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요즘에는 학교 행사가 아닌 외부행사까지 참가하는 경우는 많이 없는 것 같다. 대신 학교내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학교에 외부에서 손님이 방문하는 경우 한국어 전공반 학생들이 공연을 하거나 학교 소개를 한국어로 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서 학교 소개하는 연습을 하거나 부채춤 같은 공연을 준비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러 온 것인지 한국 문화 행사를 하러 온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행사를 많이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요리를 만드는 행사를 진행할 때도 있고 부채춤은 거의 기본적으로 학교마다 준비를 한다. 그래서 한국 문화와 관련한 것을 배운 사람들은 태국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끔 이런 행사로 인해 수업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땐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  처음에 알려준 학사일정이 행사로 인해 자꾸 바뀌다 보니 시험 보기 전까지 진도는 못 나가고 시험은 봐야하는 일이 많이 생겨서 몇 년 일을 한 지금도 가끔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그래도 외노자인 나에게 선택권은 없고 수업보다 행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국 학교에서 일을 하려면 여기에 적응해야겠지. 



이전 05화 외출하고 싶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