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멧돼지가 나오는 태국 학교
내가 있던 곳은 태국 중부 지역으로 이싼이라고 불리는 곳 중 한 곳이었다.
방콕에서 차로 5시간 정도 거리에 있고 도로 중간에 덩그러니 학교만 있는 곳이라서 마을과 좀 떨어져 있어서 편의점이나 식당에 가려면 꼭 차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그 주위는 다 나무와 수풀이 가득한 곳이라서 외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어느 날 주말 낮에 1층 거실로 나왔는데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비닐 소리 같기도 하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옆을 쳐다보니 엄청 큰 뱀이 냉장고 뒤로 보이는 게 아닌가....
처음에 잠시 멘붕이 왔다가 일단 2층 방으로 올라가다가 뱀이 어디로 갔는지 못 보면 큰일이다 싶어서 핸드폰을 들고 다시 거실로 내려와서 룸메에게 전화를 했다.
아마 룸메가 현관문을 열어 놓고 나갔는데 그 때 들어온 것 같았다.
룸메한테 전화하니 경비 아저씨와 다른 선생님들 몇 분하고 같이 와서 뱀을 쫓으려고 했는데 뱀이 나가지 않아서 결국 아저씨들이 때려 잡았다.
그때의 피 냄새와 소리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동안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 때 들었던 비닐 소리 같은 비슷한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랐었다.
거기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니 바닥에 묻은 피도 룸메랑 내가 청소해야해서 그 때 정말 울면서 청소했던 기억이 있다.
거기다 하루는 밤에 룸메랑 교무실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저 멀리 무슨 동물이 있었다.
난 당연히 개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룸메가 뛰라고 했다. 근데 뛰면 개가 쫓아 와서 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안 뛴다고 하니까 갑자기 내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갔다.
그러더니 룸메가 나한테 "너 저거 뭐 같아?" 하고 물었다.
나는 당연히 "개 아니야?" 하고 대답하니 저거 멧돼지라고... 저거 보면 무조건 뛰어서 도망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학교 안에 멧돼지가 나타날 줄 어떻게 알았냐고...
그리고 아주 무더운 어느 평일 날.
하교 시간이 다 돼서 운동장에 학생들이 모이고 있는 시간에 우연히 나는 운동장 옆에 있는 건물 2층에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가 운동장에 달려와서 막 날뛰고 있는 게 아닌가. 학생들은 막 도망가고 그 모습을 보면서 이건 또 무슨일이지 하면서 학생들 다치는거 아닌가 걱정하고 있는데 아저씨들이 막 달려와서 소를 데리고 가셨다.
나중에 들어보니 날씨가 너무 더워서 소들이 그런거라고... 다행히 이 날 다친 학생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