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에 발행된 책인데, MZ세대에게 역주행되어
아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요즘 저희 카페에 오시는 많은 분들이
손에 <모순>을 들고 오신답니다.
저는 이 책을 3번째 읽고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한 번, 중반에 한 번, 후반에 한 번.
질풍노도의 20대라 그런지, 세 번의 감각이 다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는 가족끼리 모순 독서모임을 진행하기로 해
밑줄까지 치면서 읽었는데요,
우연히 독서모임 멤버는 엄마와 이모, 저와 언니였습니다.
모순에 나온 등장인물은 저희 가족과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몸이 약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 있는 이모와,
아빠 덕분에(?) 하루하루가 바쁜 우리 엄마.
구혼자 중 고르진 않지만, 결혼을 고민하는 나와 언니.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는 내내 감정이 많이 동요했습니다.
20대 초반에는 안진진의 선택이 공감가지 않았습니다.
20대 중반에는 안진진의 선택에 몹시 공감하였습니다.
지금은, 답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순>을 들고 오시는 손님들께 자주 물어봅니다.
'김장우와 나영규 중, 누구를 선택하시겠어요?'
하지만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누구도 시원하게 답을 내놓지 못합니다.
이렇듯 이 책에는, 다양한 선택과 모순이 존재합니다.
불행해 보이지만 행복하고, 풍족해 보이지만 빈약했으며
꿈꾸던 사랑을 깨달았으나 다른 사람을 선택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쉽게 재단하곤 합니다.
보이는 것을 믿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는 이 책에서 배웠습니다.
그 사람의 삶은 온전히 그의 것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이의 삶이라도 내가 함부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소중한 친구의 고민을 들은 것 같습니다.
진진이의 고찰 덕에,
어떠한 선택을 해도 양면성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지나간 것의 후회는 무의미합니다.
완벽한 선택을 위한 고민의 시간은 지난할 뿐입니다.
나영규와의 삶이 너무나 예상되지만,
뒷얘기는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요.
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인간이란 이름의 쌍생아입니다.
서로를 추측하고, 재단하기 이전에
측은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며
인생이란 모순을 함께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나지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