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우리의 날!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975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벌써 50년이 넘었네요.
저는 이 날을 유난스럽게 챙기는 사람입니다.
몇 년 전, 친구들과 함께 뮤지컬 마리 퀴리를 보러 갔을 때였습니다.
그날이 우연히도 3월 8일이었는데,
뮤지컬 제작사에서 모든 관객에게 장미 한 송이와 빵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 순간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축하한다는 것.
그 장면이 제게는 꽤 큰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 만으로 서로 축하를 전한다니, 참 연대 아니냐고요.
요즘은 무의미 속에서 의미를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도
수많은 사전 질문들이 따라다니고,
아끼는 친구를 만날 때조차
숫자와 조건들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언제 이렇게 계산적인 사람이 되었을까.
오늘만큼은 낭만적으로 살겠다고 다짐해 보지만,
뒤처지지 않으려면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함께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의미들을 찾아 나섭니다.
여성의 날을 챙기고,
제철 음식을 먹고,
대보름에는 부럼을 깨먹는 것 같은
소소하고 귀여운 일들 말입니다.
이번 여성의 날에는
나지트에서 두쫀쿠를 나눴습니다.
이제 우리는 빵을 생존을 위해 먹지는 않지만,
빵은 여전히 사람의 기분을 조금은 밝게 만들어 주니까요.
그렇게 무의미 속에서 작은 의미를 찾아가다 보면
어쩌면 오래전 사람들의 지혜를
조금은 엿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하루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을지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그 시절의 ‘무의미’는
지금보다 훨씬 생존에 가까운 것이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올해도 저는 이 날을 유난스럽게 챙깁니다.
우리가 이렇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서로 한 번쯤 축하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요.
오늘은 그런 날입니다.
장미 한 송이와
작은 빵 하나로도
충분히 기념할 수 있는 날.
여성 동지 여러분, 새삼스레 축하드립니다.
나지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