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 후 본 계약도 일사천리로 마치고
본격 이사 준비에 돌입했다.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람들 간 만남도 힘들었고
마스크도 줄 서서 사던 시기였다.
살던 집을 내놓자 부동산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우리 집을 드나들었다.
그때마다 온 집안 창문을 다 열고
마스크를 꽁꽁 쓴 채 집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나가면 소독하기를 반복했다.
서너 팀이 오가고
그중 한 신혼부부가 우리 집을 계약했다.
경기도지만 나름 역세권이고
방 두 개 소형아파트였기에
신혼부부들의 수요가 있을 거라 예상했다.
계약이 끝나고
이삿짐센터 몇 곳에서 견적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가 이사 갈 주택은 소형 타운하우스로
10평씩 3개 층으로 나뉜 집이었는데
이삿짐센터에서 무척 난색을 표했다.
아파트는 사다리차로 짐을 한 번에 올려
각 방으로 옮기면 되지만,
내가 이사 갈 집은
방들이 층으로 구분되어 있고
큰 사다리차도 들어올 수 없어 대부분의 짐을
사람이 지고 날라야 했기 때문이었다.
일반 아파트 이사 금액의 1.5배에 달하는
견적을 준 곳도 있었다.
유명 이사 업체들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동네 부동산을 다시 찾았다.
“혹시 아시는 이삿짐센터 사장님 있으시면
소개 좀 해주세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중개사님은
명함을 한 장 주셨다.
명함 속 사장님과 이사 계약을 했다.
드디어 이삿날이 왔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이사를 하느라
한겨울에 강행한 이사였다.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걸렸다.
남편은 대출과 등기 업무를 보느라
이삿날은 간간히 통화하는 게 전부,
아이는 친구 집에 부탁하고
두꺼운 패딩을 챙겨 입고 정신없이 이사를 했다.
이사가 힘들긴 하지만
겨울이고 당시 둘째 임신 초기라 유난히 힘들었다.
게다가 이사 중간에
또 한 번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아파트 살 때 베란다에 두던 선반과 잔 짐들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주택은 베란다가 없다.
이 엄청나고도 중요한 사실을 나는 간과했다.
우선 집 뒤편에 선반을 배치하고
모두 야외에 두기로 했다.
이삿짐센터 반장님은 이제 곧 눈이 내릴 테니
그전에 방수포를 사서 꽁꽁 잘 싸 두라고
내게 여러 차례 당부를 하고 가셨다.
각자 바빴던 하루를 보내고
마침내 새 집에 모두 모인
그날 늦은 저녁,
우리 세 식구는 집안을 둘러보며
신기해했다.
집 안에 계단이 있는 것도,
집 앞에 마당이 있는 것도,
화장실이 여러 개인 것도,
모두 신기한 것들 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