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식을 팔았습니다. 그것도 인테리어 때문에요. 집 하나 사겠다고 세금에, 대출에, 현금까지 탈탈 털었는데 결국 마지막 카드까지 꺼내게 됐습니다.
샷시만 바꾸면 된다더니 막상 실측하러 집에 가보니 가관이었습니다. 샷시도 바꿔야 하고 주방도 바꿔야 하고 무엇보다 욕실은 진짜 새로 해야 했습니다. 구축 아파트를 매수했다는 게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양도세, 취득세, 중개비를 낼 돈까지 현금 탈탈 털었는데 예상치 못한 인테리어비용까지.
결국 믿음의 주식,
삼성까지 팔았습니다.
1. 인테리어 업체는 같은 동네 사장님
처음부터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본 건 아니었습니다. 샷시 시공업체, 욕실 시공업체 등을 각각 알아보다가 일정조율이나 관리감독에 대한 부분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셀프인테리어에 대한 계획은 접고 인테리어업체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해당 아파트를 검색하면 나오는 인테리어 시공 사례 중 시공 사례가 마음에 들었고, 업장도 같은 동네에 위치하고 있는 업체로 먼저 방문 견적을 받았습니다.
인테리어 사장님은 파마머리의 젊고 말 수가 적은 분이셨습니다. 평면도 상으로 보는 도면은 한계가 있었고 마침 계약하고 집을 한번 더 보기로 한터라 사장님과 함께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2. 네?? 전부 다요?? 진짜 살릴 게 없나요?
사장님과 함께 집을 보러 간 날이었습니다. 현재 거주 중이신 분께도 미리 양해를 구하고 집안 곳곳을 보게 되었습니다. 매수할 때는 저녁에 잠깐 둘러본 정도라 집의 정확한 사정을 저도 잘 몰랐습니다. 막상 다시 가서 집을 꼼꼼히 보니 손 볼곳이 많아 보이긴 했습니다.
집을 나와 사장님하고 의견을 나누니 사장님께서는 집에 살릴 건 살리려고 했으나 정말 살릴 것이 없이 새로 올 교체를 추천하셨습니다. 저도 직접 눈으로 다시 보니 살릴 게 진짜 없나 싶었는데, 역시나 사장님은 올 인테리어로 가닥을 잡는 것이 좋겠다 하셨습니다. 결국 올인테리어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3. 2000만 원 예상에서 7000만 원으로
1층이라 샷시는 모두 교체하고, 두 욕실도 모두 새로 하는 처음의 계획대로라면 2000만 원대였습니다. 물론 정확한 견적은 아니어서 2500만 원 이상이 나오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올인테리어로 방향을 트니 샷시, 욕실 두 개, 주방 싱크대, 마루, 도배, 몰딩, 걸레받이, 터닝도어, 붙박이장 등 끝없이 항목이 추가추가 되었습니다.
그나마도 시공 전 5500만 원이던 견적이 시공이 끝난 지금 현재 시점에서 총 6900만 원이 모두 지급되었습니다. 시공하는 과정 중 발생된 현장에서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국 7000만 원가량의 목돈이었습니다.
4. 결국 삼성 주식 팔아 인테리어
예상보다 큰 목돈이었습니다. 대출금액도 증액해서 신청했고, 갖고 있던 삼성 주식마저 매도했습니다. 남편의 믿음으로 3000만 원 올인했던 삼성의 주식이 때마침 올라주었습니다. 10 만전자를 돌파하고 20 만전자를 돌파한 삼성주식.
저희는 애석하게도 20만 전자의 냄새도 못 맡고 10 만전자에서, 12만, 14만에서 하나씩 하나씩 팔아야 했습니다. 그대로 두었다면 참으로 더 큰 목돈이 되었을 삼성주식!
저희가 매도한 시기는 10만을 이제 막 넘기고 12만으로 향하는 시점이었습니다. 지금의 20만 전자에 비하면 턱없이 아까운 매도시기이지만 그나마도 팔 수 있어서 다행이다 했습니다.
5. 인테리어 하길 잘했다!
어쩌면 인테리어는 필수였는지도 모릅니다. 구축 아파트에 상품성을 더해 가치를 부여했으니까요. 사실 7000만 원 인테리어면 평당 200만 원을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기본 인테리어 정도입니다. 고급자재와 디자인적 감각을 더한 인테리어는 아마도 더 추가금이 있으니까요.
인테리어를 하고 나니 구축아파트여도 내부는 깔끔하고 새로운 집이 되었습니다. 뽀얀 화장을 이제 막 마친 새색시 같은 모습이랄까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잘했다 싶었습니다. 신축 아파트 살다가 구축 아파트로 오면 입지 상관없이 아이들은 우리가 더 가난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한 달 동안 친정에 있던 아이들이 이제 막 인테리어를 마친 집에 와서 한 첫마디가 "와~ 우리 집이 호텔이었어?"
아이들이 새 집이 너무 좋다고 해줄 때, 비로소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아마 똑같이 선택했을 겁니다.
삼성 주식 대신 아이들의 "우리 집 호텔이야?"라는 한마디를 선택했으니까요.
인테리어 업체 선정, 시공 과정, 비용, AS 등 인테리어 이야기만 해도 10편은 족히 나올 분량이었습니다. 살면서 인테리어를 할 일도 없었고 앞으로도 잘 없을 것 같습니다.
남일 같던 인테리어를 직접 겪어보니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인생 경험치가 한 뼘은 커진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 이야기는 추후 다른 연재북에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아이들 학교 전학과 학원 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