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속엔 꼬불꼬불 인생사,
물 좀 붓고 온기 '후우' 지펴주면
엉킨 매듭 다 풀어내는 신비가 담겨 있다.
허겁지겁 먹다간 입천장 다 데일 판,
급할수록 돌아가라
'후우' 불며 기다릴 줄 아는 지혜도 숨어 있다.
미슐랭 맛집 시그니처 메뉴 전혀 부럽지 않을,
주어진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굶주림 해결하는
자족과 겸양도 가르친다.
밤샘하시다 밤 12시만 되면
한솥 끓였노라 배고픈 아들 깨워 먹이시던
어릴 적 우리 엄마의 사랑도 녹아 있다.
계란을 풀고 햄을 넣거나 참치를 넣고
거기에 식은 밥을 말아도
다 어울릴 줄 아는 친화력까지 배운다.
신성한 노동력 해함 없이
그냥 딱 4분이면 족하며
'맹물'이 '명물'로 변하는 마법의 재미는 덤이다.
집 앞까지 데려다준 연인과 밤을 지새우고 싶을 땐
'라면 먹고 가실래요?'
살짝 돌려 말해도 알아듣는 유행어마저 생겼다.
등산 가서 수프 좀 뿌려,
뿌셔 먹는 생라면도 별미다.
라면은 그래서 참 멋있다.
#20210918 by cornerkicked
#사진 출처ㆍ네이버 블로거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