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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요일 너의 비요일 3
24화
반장 선거
by
모퉁이 돌
Sep 28. 2021
어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반장이 되었다.
요즘 말로는 자치위원이라고 한단다.
추석 전에 1차 선거를 하고 어제 2차 선거를 한 그런 방식이었다.
기호는 2번이었다.
사실 추석 날, 고향집에서 삼대가 나름 아이디어를 나눴었다.
70이 넘으신 아버지(아들한텐 할아버지)가 기호 2번을 부각하자 하셨다.
"손가락으로 V자 하며 눈도 2개, 귀도 2개, 손도 2개, 발도 2개, 기호 2번" 이런 내용으로다가 말이다.
공약은 나와 아들이 "거창한 거 말고 실천 가능한 걸로 하자"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나온 연설문은 다음과 같다.
"2번에 기호 2번으로 출마한 ㅇㅇㅇ입니다.
제가 자치위원이 된다면 방역수칙이 중요한 요즘,
일주일에 한 번은 여러분들의 책상을 깨끗이 닦겠습니다.
또, 신발장에 발 냄새가 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겠습니다.
눈도 2개, 귀도 2개, 손도 2개인 것처럼 2배로 열심히 뛰는 기호 2번 ㅇㅇㅇ을 믿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아들이 교회에서 2주 연속 1분 넘는 성경 구절을 암송해 1등을 했으니 보고 읽는 연설은 아예 말라고 했다.
외워서 머리에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씩씩하게 연설하라 했다.
어쨌든, 결과는 대성공.
나도, 고향 부모님도, 장인 장모님도 다 기뻐했다.
아들 인생에 처음 반장이 되었으니 본인도 들떠 있었고 약속대로 다음 달 생일날, 나는 분에 넘치게 꽤 비쌀지도 모를, 아들이 원하는 선물을 사줘야 한다.
그런데, 나는 아들을 다시 불러 세워 당부했다.
"아들, 축하하고 네가 아주 많이 자랑스럽다만 더욱 겸손하고 부지런해야 하며 네가 말한 공약은 무조건 지켜 행하라"고.
약속 잘 지킬 아들의 앞날에 무운이 있기를 빈다.
#20210928 by cornerki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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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회부에서 부산권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일기 쓰듯 매일 단상을 갈무리하고 또 나누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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