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2003년식 내 SUV에서
너를 맞는다.
중학교 졸업하고 샀던가?
하여간 닳고 닳은
파바로티 테이프를 재생시킨다.
그의 독보적인 딕션과
강렬한 음색에
레퍼토리 하나하나가
천둥이 되었다,
번개가 되었다,
비가 되었다,
바람이 되었다,
구름이 되었다,
달이 되었다,
별이 되었다,
해가 되었다,
삶이 되었다,
죽음이 되었다를 반복한다.
특히 카루소는
혼절할 듯 격정적이다.
사랑했지만 배신당한
카루소의 비애.
처량함을 넘어 처절하다.
그런데 정작 그는 또,
모든 상념을 초월해
'태양의 칸초네'를
너무나도 담담하게 토해낸다.
슬프지만 결코 슬프지 않은,
그런.
부정할 수 없는 아름다운 영혼.
그래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20210929 by cornerkicked
#사진ㆍ네이버 블로거 'IFEELSOYOUNG_다재다능'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