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놈의 아빠를 한답시고
: 쓸데없이 재미있게 살아볼게
중3딸이 이번에 예고에 합격했습니다.
3년간 아주 열심히 준비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아쉬웠습니다.
원하던 1 지망 예고가 아닌 다른 예고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학과 점수도 중요한지라 대견하게도 공부와 실기에 참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전학점 올 A, 3학년 최종학기는 전 과목 올 100점입니다. 나름 소위 8 학군인데 말이죠.
연극영화 실기도 착실히 준비했기에 불합격 소식은 큰 아픔였어요.
대체 어떤 기준으로 선별을 했는지 실망하고 아파하는 딸을 보며 참 많이 속상했습니다.
합격한 예고는 K팝 아이돌이 엄청나게 많은 학교지만,
원하던 학교가 아녀서 인지 합격이 마냥 기쁨만은 아녔던 모양입니다.
합격한 학교에 다녀야 할지, 일반고에 갈지에 대한 딸의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응원해 주고 또 응원만 해줘야 하는데…
판단을 해주고야 말았습니다.
예술분야는 선호와 취향의 편차가 워낙 크기에 부모랍시고 개입을 해버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저와 짝꿍도 연극영화, 실용음악과를 지원했던지라 부모 노릇을 그만해버린 겁니다.
결국, 두 번째 학교는 입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아닌 체 하지만 다른 것을 은근히 기대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밤새 잠이 오지 않습니다.
두 번째 학교에 다니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친구의 꿈을 혹시 꺾어버린 것은 아닐까?
짧은 인생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기도 시간이 모자란데,
망할 놈의 아빠를 한답시고 어른 노릇을 해버린 건 아닐까…
아직도 철들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런데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망할 놈의 아빠를 한답시고…
P.S.
생각해 보면 광고일도 지 좋아야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진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