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가 당신을 부를 때
파리가 나를 부르고
저 또한 이제 파리의 원자가 되었습니다
장거리 비행은 늘 힘이 듭니다.
다행히 통로 쪽 좌석이라 가볍게 걷기도 하고, 스트레칭을 합니다.
"짧은 내 팔아, 내 다리야, 기~~~러어어 져라~ 으샤샤"
12시간 여의...
기내식 사육과 탑승을 마치고 ㅠㅠ
거의 정시에 파리 드골에 도착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드골공항은 복잡하기로 악명이 높죠…ㅜㅜ
이정표를 따라 걷다가도, 그 이정표가 휘리릭~ 사라져요…
당황스러운 순간입니다.
여차 저차 케리어를 찾습니다.
원래 우버택시로 숙소까지 가려했으나,
그냥 택시를 한번 타볼까 합니다.
공항 출구 옆에 바로 택시 승강장였거든요.
우버가 드골에서 파리까지 대략 4~50유로인데
택시기사한테 물어보니 50유로라고 합니다.
피곤하고 어둡기까지 해서, 우버 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택시를 타고 파리로 들어갑니다. 고고씽~~
안녕~ 오랜만이야!!
TIP :
파리 지구 한눈에 알아보귀~~
파리는 정말 작은 도시입니다.
로마시대에는 노트르담과 법원이 있는 시떼 섬 이 파리의 전부였어요.
이후 도시가 커지고, 외곽 성벽이 세워지며
오늘날의 도시로서의 모습을 갖춰갑니다.
재미있는 것은 페스트 등의 전염병으로 인해,
도시 외곽으로의 확장과 현재의 수도시설이 만들어지게 돼요..
물론, 현재 관광지로도 유명한 거대한 공동묘지도 페스트의 창궐 덕분예요.
암튼 파리는 작습니다.
우리로 보면 영등포구 정도의 크기랄까요.
맘만 먹으면 걸어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고,
여유가 된다면...
동서 혹은 남북으로 걸으며 파리를 감상해보기를 권합니다.
파리는
루브르 박물관이 있는 1구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달팽이처럼 뱅~뱅~돌아서 구역이 돼있어요.
위아래로 약 4km, 좌우로 8km 이기 때문에
센 강을 따라 걷거나
몽마르트에서 몽파르나스로 걷는 것도 재미있어요~
저는 2, 3, 9, 10구의 중간 지점의 숙소에서 한 달간 지냈답니다.
약 30 분을 달려
한 달간 파리지앵의 숙소에 도착합니다.
친절한 기사 아저씨에게 무사히 와줘서 고맙다 하고 5유로 팁을 손에 쥐어줍니다.
트렁크에서 으쌰~ 케리어를 꺼내 주네요…
6층 다락방까지 올려달라고 하면 안 되겠죠? ㅎㅎㅎ 봉수아~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묵으면 항상 첫날이 가장 힘이 듭니다. ㅠㅠ
(기회가 된다면 에어비앤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중에 들려드릴게요~)
아싸~ 숙소 잘 도착했다! ...역시 나야!!!
숙소는 제대로 찾았겠지 !?…
해가 저물고...
낯선 곳에서 홀로 남겨진…
들판에 외롭게 남겨진 어린양 같은…
잘...잘 찾았겠지?
마... 맞겠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
.....
...
..
.
요런 경우가 가끔 있다 보니...
암튼 잘 찾았네요~
셀프체크인이라 정신 바짝 차리고 첫 대문의 보안키를 누릅니다.
뚜뚜뚜뚜~ 그리고 엔터!
"어라… 아닌가…"
잠시 패닉이…
다시 침착하게
뚜뚜뚜뚜~ 그리고 엔터!
덜컹…아…첫 대문이 열립니다.
휴! 다행입니다.
일단 케리어를 도로에서 문 안으로 넣을 수는 있게 되었네요. ^^;;;;
첫 대문을 들어오니 작은 중정(파티오)이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두 번째 문의 보안키를 누릅니다
뚜뚜뚜~그리고 엔터!
이번엔 바로 열립니다.
으샤~케리어를 안으로... 들어오니 바로 나선 원형 계단이 마주합니다. @@
이 계단을 따라 6층 다락방까지 가려하니 눈앞이 깜깜합니다.
한 사람 겨우 올라갈 정도의 공간입니다.
어둡고 잘 보이지도 않는데 무거운 케리어를 들고 올라가는…
(아마도 한 달 중 가장 힘을 많이 쓴 1시간이 아닌가 싶어요…아.. 내 허리 ㅜㅜ)
위를 볼 수도 없고
바로 앞의 계단만 보고 오로고
.
.
.
.
또 올라갑니다!
(바티칸의 쿠폴라나 피렌체 두오모, 조토의 탑도 이보다는 힘들지 않았는데…ㅜㅜ
파리 첫날 이렇게 죽는구나..)
중간에 쉬기를 몇 번… 숨이 멎을 거 같습니다. 헉 헉
나무 계단의 삐걱거림…
.
.
.
.45도가 넘는 경사…@@
그렇게 좁은 어둠과 무거움과 삐걱거리는 소음…
한발.. 한발..
헉헉…
드디어 다락방이 있는 6층에 올라옵니다.!!!
나중에 보니 정확히 108계단였어요…
여러 번뇌가 스치고 도를 닦는 심정으로 아침저녁 오르락 내리락…에잇 108!
좁은 통로를 지나 ...
오른쪽으로 꺾고 ...
다시 왼쪽으로 꺾어... 끝까지 가니 작은 다락방 문이 있습니다.
거기에 작은 박스 하나가 있네요.
3차 관문입니다.
양손으로 동시에 잡아당기는 보안키를 누릅니다.
수동식이라 다행히 잘 열리네요.
박스 안을 보니 열쇠가 두 묶음 있습니다. 하나는 사용하고, 하나는 백업용이군요.
하나만 꺼내어, 드디어 다락방을 문을 열 차례입니다.
예전 이탈리아 도시들의 숙소에서도 그랬지만,
우리나라처럼 열쇠를 넣고 한 번에 돌려서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를 넣고 돌리고 돌리기를 수차례 해야 열리죠.
잘 못하면 엄청 헤매게 됩니다.
윗 열쇠를 열어도 아래를 잠그면 안 되고… 뭐 실제로 보면 그리 복잡한 구조는 아닌데..
암튼 헤매기 일수입니다.
다행히, 윗 열쇠를 세 번 돌리니 열리는군요. 살았습니다.
케리어를 들고 드디어 파리의 다락방에 들어왔습니다.
전등을 켭니다.
작은 싱크대
작은 탁자
작은 냉장고
작은 침대
작은 간이 샤워실과 오픈된 변기
한 달 100만 원의 숙소 치고는 나쁘지 않습니다.
랭보처럼…
그리고 멋진 파리의 굴뚝을 감상할 수 있을 테니까요…
짐을 대충 놔두고. 거리로 나섭니다.
현재 시간이 저녁 8시경인데, 1월이라 그런지 주변이 어둡네요.
그렇치만 정말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저녁을 먹거나 돌아다닙니다.
걸어서, 오페라 가르니에로 가봅니다.
거리상으로 보면 약 10분이면 충분히 걸어서 도착할 거리입니다.
노천에서 저녁을 먹는 사람들,
와인을 기울이며 사랑을 속삭이는 남녀,
커피를 함께 마시는 노년의 부부…
이제 파리군요!
천천히 주위를 보며 걷습니다.
저 멀리 오페라 가르니에가 보입니다.
오랜만이야~봉수아!
오페라 가르니에 앞에 버스킹을 하는 한 무리가 눈에 띕니다.
레너드 코헨의 <할렐루야> 를 부르네요…
구경하는 사람들이 감상에 젖어 함께 따라 부릅니다.
에디트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 La vie en Rose> 같은 샹송이 흘러나왔다면
감동의 눈을 마구 마구 쏟을 것 같은 파리의 첫날밤입니다.
거리는 연말이라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내일은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뭔지 모를 멜랑꼴리함이 가슴 한켠에 스며듭니다.
샹젤리제나 에펠탑에서 한 해를 보내고 맞이를 계획하며 다시 숙소로 돌아갑니다.
파리가 나를 부르고,
저 또한 이제 그 파리의 원자가 되었네요.
앞으로 한 달 과연 무슨 여정이 펼쳐질지 수많은 생각의 꼬리 속에 첫날... 침대에 몸을 눕힙니다.
잘 자요~
* [한 달은 파리지앵] 이 이용했던 앱들은 나중에 기회 될 때 공유하겠습니다~
* 혹, 제 경험과 기억에 오류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