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너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렸던 거야

낭만이란 모토로라를 타고...

세상에나 전화기를 접을 수 있다고???

그랬다. 세계 최초로 나온 접는 전화기!

지금이야 부채처럼 접었다 폈다

지지고 볶는 것이 무슨 대수냐마는...

딸.깍.

아! 핸드폰 뚜껑을 열 때의

그 아찔했던 소리란!

달팽이 관의 유통기한이 제법 남아있었기에

느낄 수 있었던 그 짜릿한 감촉과

귀를 자극했던 버튼의 음색

쓱.

엄지와 검지로, 안테나를 빼내면

나는 그대와

그대는 나와

그렇게 우리는 우주에서 유일한

한쌍의 교신자로 서로가 통했더랬다.

아파트 10층에서 떨어져도

스크래치 하나 없는 내구성은

믿음과 신뢰의 아이콘이었고,

단 두줄 문자와 99개의 전화번호 저장용량은

오직 소중한 사람을 깨닫게 하는 진정한

자아성찰의 도구였다.

벽돌만 한 폰만 있던 이 세계에

홀연히 나타나

뒷 주머니에 살포시 찔러 넣을 수 있었던

전정한! 퓨쳐-휴먼

하이-테크놀로지 디바이스 핸.드.폰

이름마저 스.타.텍.이라니!

그 아름다웠던 시절에...

당신과 나의

그 알싸했던 20세기의 물건

P.S.

근데 말이죠! 그땐 스마트폰 없이도 참 잘 놀았단 말이죠... 뭐 하고 놀았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없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거... 나만 그런 거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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