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율이 Jul 03. 2023

오락실 펌프

16년지기 친구에게

16년지기 친구에게.


성인이 되고는 울 일이 잘 없는데 너만 보면 왜 이러냐 진짜. 너 결혼식 안 갈래. 좋은 날 펑펑 울 것 같아서.


우리 언제 이렇게 컸냐. 너는 언제 이렇게 어른이 되어 버렸니. 절제된 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생각과 감정이 녹아 있는지. 조금 더 어리광 부려도 될텐데. 하긴 너는 항상 그랬었지. 매번 너의 부드러운 강인함에 감탄하곤 해.

 

아직 먼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너는 진짜 좋은 엄마가 될거야. 너의 강인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존경해.


그거 기억나니. 너가 미국으로 떠나던 날 내가 어찌나 울었던지 선생님들이 부모님 돌아가셨냐고 핀잔 주셨던 거. 조금 웃기지만 그때 나한테는 우리가 세상의 전부였나봐.


고마워. 지금도 나한테는 너가 많이 소중해. 귀한 마음 나눠주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너 옆에 좋은 사람들이 함께해서 너무 다행이야. 온 마음을 다해 축하해. 하지만 언제든 기꺼이 같이 아프고 같이 기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이상. 오락실 펌프에 관한 글임. 아무튼 그럼.

작가의 이전글 요즘 뭐하니? 에 말문이 막힐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