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일잘러를 알아 시리즈를 마치며
미국의 철학자 어빙 코피는 1961년 자신의 저서 『논리학』에서 ‘일반화의 오류’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습니다. 특수하고 부족한 양의 데이터를 근거로 섣부른 결론을 내리는 잘못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레짐작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필자가 처음 일잘러 시리즈를 연재하며 가장 경계한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개뿔 아는 것도 없으면서 짧고 하찮은 경험을 바탕으로 말도 안 되는 지적과 훈계를 한다는 비판을 들을까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용기를 낸 이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이 누군가의 직장생활과 인생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후배들의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그렇게 100회 연재를 마쳤습니다. 새내기 직장인들을 위한 일 요령과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주로 다뤘습니다. 그중 가장 신경 쓴 것이 세대 간 오해를 푸는 것입니다.
많은 MZ직장인들은 임원 등 경영진을 골프와 술자리를 즐기는, 나대기 좋아하는 ENTJ형 인간들로 오해합니다. 그래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를 신주처럼 떠 받드는 자신들과는 엮일 수 없는 부류로 치부합니다. 여기서부터 고민과 고통이 시작됩니다. 오해와 무지의 산물입니다.
경영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MZ세대 직원을 화성에서 온 외계인처럼 생각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별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ENTJ형 경영자나 ‘아보하’만 외치는 MZ세대는 없습니다.
필자가 만나는 CEO 중에는 ‘소확행’을 삶의 중심에 두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술자리나 회식, 회의를 무척 싫어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젊은 직원들과 더 잘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공감을 모르는, 라떼는 말야를 외치는 '틀딱'세대란 프레임은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젊은 직장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장에는 성공을 향한 열망으로 가득한, 기성세대 뺨칠 정도로 야망으로 가득 찬 ENTJ형 MZ세대 직장인들이 즐비합니다. 시키지 않아도 나서고, 부르지 않아도 달려오는 젊은이들입니다. 테크닉과 감성으로 무장한 한국의 차세대 리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대 간 단절을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모두 같은 고민과 감성을 가진 동료들이 있을 뿐입니다. 그게 아닌 것 같다고요?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지금 MZ세대가 안고 있는 고민을 과연 지금 경영진 세대는 전혀 하지 않았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도 신입들은 똑같이 ‘꼰대’들을 욕했고, 그들과의 불통을 탄식했습니다. 2000년 전 함무라비 법전에도 ‘요즘 젊은것들’의 버릇없음을 꾸짖는 대목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시간이 흐르고 방식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일잘러 시리즈’의 주제는 바로 그 대목에서 출발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입니다. 경영진과 신세대 직장인들이 서로를 카테고리화하고 단절시키는 일반화의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해법을 제시합니다. 한마디로 “역지사지(易地思之)”, 즉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갈등과 고통이 해결될 수 있습니다. 또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성공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음주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직생이 그렇게 힘들어’라는 제목으로, 선·후배, 동료 간의 관계, 경조사와 회식, 휴가, 이직과 퇴직까지 직장에서 부딪힐 수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카테고리화해 찬찬히 정리해 볼 예정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필자의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소견일 뿐입니다. ‘70%만 일하자’, ‘영업은 일단 먹여라’, ‘폭탄은 건드리지 말자’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번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취할 것은 취하시고, 동의하기 힘든 부분은 과감히 패스하거나 버리시길 권합니다.
2025년 5월24일 주말 이른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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