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영국인, 미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공교육과정 12년에 대학 4년까지, 16년 동안 배웠던 영어는 전부 어디로 가버린 걸까? 그땐 할 수 있었는데 세월 탓에 소멸된 것이라면 차라리 좋겠다. 근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첫 출근일. 원어민 강사들에게 내 이름을 이야기하며 인사를 나누는 시간.
Nice to meet you.
짧고 굵게 끝냈다. 다행히 크게 버벅대진 않았다. 아직 밑천이 드러나지는 않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그들은 바로 알았을지 모른다. 부자연스러운 시선과 살짝 떨리는 목소리, 어정쩡한 미소만으로도 내게 영어 울렁증이 있다는 시그널은 충분했으니까.
게다가 그들은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쳐본 강사가 아니던가? 표정, 눈짓, 몸짓만으로도 스캔은 끝났을 것이다.
덕분에 처음 며칠은 아무도 내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 데스크에 앉아 있으니 출근하는 모든 이들과 마주치게 되는데, 옆자리 실장은 종종 스몰토크를 나누기도 했다. 반면, 나와 그들 사이에는 어색한 Hello와 그림자처럼 늘어진 침묵만이 오갔다.
사나흘이 지났을까?
원어민 교수부장은 내게 아주 정중하고 느린 속도로 말을 걸어주었다.
Would you mind copying these papers?
사실 종이들을 내게 건네면서 말했기에 망정이지 자칫 copy를 못 알아들을 뻔했다. 영국인 특유의 억양이 내리 꽂히며 순간 멍해져 버린 것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콥이'는 '카아피'라는 굳은 확신으로 대답했다.
Okay!
밤 9시, 텅 빈 복사실.
양면 복사의 허들에 한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무난히 '콥이' 임무는 완수했다. 그나저나 어디로 갖다 달라고 했더라.
그녀가 분명히 말해줬는데 '콥이'에 꽂히는 바람에 잊어버렸나 보다. 우여곡절 끝에 파일을 뒤져 강의실을 알아냈고 전달에 성. 공. 했. 다.
그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Thank you!
나도 미소로 화답하려 했으나,
Okay...
나도 모르게 불쑥 나와버린 말. 16년의 교육을 받고도 실전에서 나온 아웃풋이 고작 이것이었다니.
결국 미소 짓지 못했다.
그날 이후 Chat GPT는 나의 훌륭한 영어 선생님이자 회화 파트너가 되었다.
“Thank you”**에 대한 대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표현들을 정리해 드릴게요.
기본/격식 있는 대답
You’re welcome. → 가장 흔하고 공손한 대답
My pleasure. → “제가 기뻤어요”라는 의미, 정중하고 따뜻한 느낌
No problem. → 부담 안 줬다는 뜻, 조금 더 캐주얼
캐주얼하고 자연스러운 대답
Anytime. → 언제든지
No worries. → 신경 쓸 일 아니에요 (호주, 영국에서 특히 많이 씀)
Sure thing. → 물론이지 (가볍게)
조금 특별하게 말하고 싶을 때
Glad I could help. → 도와줄 수 있어서 기뻐요
Don’t mention it. → 말할 것도 없어요
It was nothing. → 아무것도 아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