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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껌딱지 Mar 23. 2023

직업상담사가 하는 일

나의 경험을 시작하기 전에

'직업상담사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내가 7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직업상담사로 일(=활동)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직업의 종류를 설명해준다는 것인지,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주는 것인지, 아니면 직업을 구해주는것인지

더 넓게는 직업을 구하기 위한 전반의 모든 행위를 상담하고 도와준다는 것인지 그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육아와 출산으로 다년간 일을 쉬었던 사람)대상으로 취업관려 강의를 진행하고, 내담자의 상황과 경력을 고려해 구직자(=직업을 구하는 사람) 와 구인처(=직원을 구하는 회사)를 소개, 즉 알선해 주는 일을 주로 했었다.

 청년***프렌즈 에서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로상담,취업 및 이직상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첨삭, 취업센터 연계 등 업무의 범위가 매우 넓었고  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는 실업자 및 재직자 대상 취업역량강화프로그램을 단순히 운영하고 관리했었다.

내가봐도 직업상담사가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정의내리기 어려웠다. 또 내가 다닌 모든 직장에서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필수로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사람들의 질문에 명확하게 답을 줄 수가 없었다. 

사실 우리가 흔히 고용센터, 취업성공패키지 기관, 일자리센터 등에서 만나는 직업상담사는 구직자와 구인처를 알선해 주는 일을 주로 하는 사람에 더 가깝다.  필요에 따라 진로상담 및 이력서, 자기소개서 첨삭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주 업무는 직업을 얻기 위한 당신의 현 상황에 대해 상담하고 그에 맞는 일자리 알선(소개)을 통해 지금 당장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직업상담사들이 '지금 당장' 취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바로 실적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산하 일자리 센터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업상담사들은 채워야하는 알선연계실적, 취업성공실적이라는 것이 있다. 그 실적이 나의 근무 평가가 되고 내가 다니고 있는 센터의 평가로 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중앙부처에 보고 할 수 있는 숫자가 매우 중요하다. 더군다나 그 숫자에 따라 한 해 센터 운영예산과 나의 연봉이 달라지니 당연히 결과이지 않을까?

만약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직업상담사에게 진로상담이나 자세한 이력서, 자기소개서 첨삭을 원했다가 실망한 경험이 있다면 99.9%는 저 이유 때문일 것이다. 특히 당신이 젊고 진로와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 말이다. 간혹 직업상담사와 주 1~2회에 걸쳐 1시간 이상 상담을 하는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라포가 매우 잘 형성되어있거나 취업성공패키지 내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라고 (주관적으로) 생각한다. (※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에 참여하면 초기상담이 주1회로 필수 이다.)

요즘 청년들이 원하는 적성 찾기위한 진로와 관련된 심층상담 이나 자기소개서 1장을 완성하기 위한 수차례에 걸친 상담은 거의없다고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앞서말했듯 구직자의 현상황에 맞춰 관내 기업이나 기관 등에  지금 당장 취업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기때문이다.

그래서 직업상담사에 대한 시각이 극과 극이다.  취업이 급한사람은 즉각적인 취업알선을 해주는 직업상담사가  은인이고 고마운사람이지만 진로가 고민인 청소년, 청년, 중장년이나 대기업,공기업 자기소개서의 디테일한 첨삭과 가이드가 필요한 사람은 센터의 직업상담사가 '뭐이래?' 라고 실망할수도 있다.

여성새로일하기 센터에서 일하며 내가 직업상담사가 되려고 했던 필요는 충분히 만족했다. 2015년 취업강사로 많은 학생들앞에 섰던 날, 직업의 종류 및 취업시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정확한 설명해 줄 수 없던 그 순간을 두번 다시 겪기 싫었기에 정말 열심히 일하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TV뉴스에 나오는 공기업, 대기업 취업시장말고 진짜 내가 살고 있는 관내 산업단지에는 어떤 회사가 있고 어떤 근로자를 선호하는지, 또 구직자들이 원하는 기업은 무엇이고, 경력 및 요구에 맞춰 일자리를 안내하는 것 등 열심히 하다보니 실적도 나쁘지 않았고 나름의 흥미를 느끼며 일을 했었다. 

하지만 집단상담프로그램에서 취업강의를 진행하며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진로상담이었다

그렇기에 진로상담에 할애하는 시간이 작고 개인별 성향에 맞춘 깊은 상담을 진행하기어려웠다. 이러한 시스템에 점점 아쉬움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최소한 내가 만난 구직자의 요구가 있다면 짧은시간이라도 디테일하게 진로관련 상담을 꾸준히 해주고 싶었다.

일자리 매칭도하고, 실적도 잡고, 취업교육도 진행하며, 구직자별 디테일한 진로상담까지 진행하려 하다 보니 업무시간 외에도 카카*톡으로 일을 하게 되었고 점점 일과 개인생활이 구분되지 않기 시작했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결국엔 구직자들에게 진지한 직업상담 및 진로상담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꽤 긴 시간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 나의 해결방법이 'MBTI 성격유형검사' 였다. 진로상담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것이 구직자별 개인성향 파악이다. 최소 1시간씩 주 2회 정도는 해야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한데 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던 것이 'MBTI 성격유형검사' 였고 나는 해당검사지를 활용하여 직업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MBTI성격유형검사'를 통해 개인별 성향을 파악하고, 진로와 직업선택에 대해 가이드를 잡고,자기소개서에 쓸 수 있는 경험을 발굴했다. 그리고 그 결과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거나 자신의 진로를 파악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 방법은 나만의 직업상담 기술이 되었고 다양한 내담자들을 만나며 나의 발전은 물론 그들이 요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시너지가 되었다. 

이제 나는 조금은 '직업상담사가 무슨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라는 질문에 어느 정도는 답변해 줄 수있는 경험이 쌓였고 앞으로 풀어낼 나의 경험이 필요한 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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