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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황해볼게요 Jul 31. 2024

역시 안 되는 게 없다 우린

 밀라노에 발을 딛는다. 35시간을 날아서. 요새 여행하며 주문처럼 외던 말이 있다. 우린 안 되는 게 없어.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를 향해 걷는 동안 누나와 눈을 맞춘다. 여름에 왔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여름이었다. 긴 옷을 입는다는 게 이상한 날씨. 별도의 입국심사서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그레이션에서 어디로 가냐 묻기에 보르도로 간다고 하니 왜냐고 물었다. 응? 왜라니. 심지어 답하기 전 도장을 손에 집어든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러 간다 하니 그렇구나 하며 말하더라. 그냥 본인이 궁금해서 물어본 것 같았다.


 공항 화장실에서 세면을 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유심을 구매하려다 가장 짧은 플랜이 한 달이기에 유심구매는 미뤄둔다. 밀라노 중앙역으로 향하는 버스를 찾아 나선다. 8시 25분이었다. 눈에 보이는 버스티켓 판매소로 향한다. 가장 빠른 버스가 몇 시인가 물으니 5분 뒤, 8시 30분이라 답해주신다. 다만 그걸 탈 것인지 따위는 물으시지 않는다. 당연하게 5분 뒤 버스를 티켓팅해 주시고서 쿨하게 저기로 가라며 손짓해 주신다.


 달린다. 5분 남은 버스를 향해. 버스에 몸을 싣는다. 누나를 바라보며 또 한 번 말한다. 우리는 안 되는 게 없어. 시내를 향해 한 시간쯤 달린다. 출근시간이라 그런가 시내에 가까워질수록 교통체증이 생긴다. 버스에 내리니 쨍한 햇살이 내리쬔다. 여름에 왔구나. 내가 누나가 좋아하는 그 여름에 와버렸구나. 남반구와 북반구는 엄연히 다르구나.


 캐리어를 맡기러 밀라노 중앙역에 위치한 Kipoint로 향한다. 캐리어와 우리의 백팩을 맡기고서 15시간짜리 환승여행에 나선다. 몸이 가볍다. 어깨에 짊어진 짐도, 손에 이끌어야 할 짐도 존재하지 않는다. 폰과 지갑은 누나에게 맡기고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어떤 의미의 무소유를 실천해 본다. 몸이 가볍다. 물리적으로 가벼운 거지만 마음도 가볍게만 느껴진다. 웃으며 뛰어가는 나를 보며 누나가 웃는다. 함께 통신사 매장에 들어가 유심 플랜을 확인하고는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플랜들 보고서 함께 나오며 유심 없이 다녀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누나가 본인이 물어보려던 게 그거라며 그냥 가보는 게 어떻겠냐 했다. 당연히 좋았다. 핸드폰만 보고 있는 게 싫고 언젠가는 핸드폰 없이 살고 싶은 내게 나의 니즈를 아는 그녀가 해주는 제안은 참 고마웠다.


 행선지는 두오모 성당.으로 향하는 길에 우리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무엇. 층고가 높은 카페. 이탈리아의 커피를 맛보고 싶었다. 나는 에스프레소. 누나는 마로치노. 그리고 우리의 모르타델라 포카치아 피자.

 에스프레소 먼저 한입 가져간다. 고소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한국에서 먹던 맛있는 커피가 그리워진 지 오래다.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것 이상으로 괜찮은 에스프레소였다. 고소한 향이 풍부하게 퍼지면서도 쓴 맛은 전혀 나지 않는다. 피니시가 길게 느껴지고 그 끝에 잡스러운 향은 남지 않는다. 마음에 든다. 누나가 주문한 마로치노를 한입 마셔본다. 마로치노라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 생소한 메뉴였다. 역시 맛있다.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하는 메뉴는 에스프레소가 맛있으면 맛없기 힘든 법이다. 둘 다 맛있었다. 다만 그것들이 그리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지 않는 건 너무 강력한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르타델라 포카치아. 비주얼은 그저 그러했다. 손에 쥐어든 빵의 바삭함이 조금은 기대감을 올린다. 토핑이 올라가지 않은 가장자리부터 한 입 베어 물어본다. 이 사람들 밥보다 빵을 좋아할만했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맛이었으면 나도 빵 좋아했을 것 같다. 포카치아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식감이었다. 그 이상 맛있기를 바라기 어려울 만큼 완성도 높은 빵이었다. 모르타델라와 같이 한입, 역시 맛있다. 다만 모르타델라보다는 빵이 완성도 높은 맛이었다. 원래 모르타델라를 좋아하지만 그곳의 모르타델라는 완벽하다고 말하기에, 그렇게 완성도 높은 빵과 곁들이기에 조금 아쉬웠다. 다음 한 입엔 모르타델라 위에 올라간 새하얀 소스까지 담아본다. 사워크림처럼 산미가 느껴지는 소스였다. 꽤 간이 있고 기름진 그 피자와 잘 어울렸다. 밸런스가 좋게 만들어주었다. 연신 감탄하며, 내가 먹어본 포카치아 중 최고라며, 이런 시간을 함께해 주어서 고맙다며 대화했다. 밀라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도시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밀라노는 꽤 큰 도시처럼 느껴져서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한다면 오지 않았을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연찮게 비행기를 경유하며 머무는 밀라노, 참 마음에 들었다. 그 시작이 좋았다. 우연히 들어간 가게가 이 정도의 퀄리티를 낸다면 기대해 봐도 좋겠다며 들뜬 마음을 마구 드러낸다. 누나는 내게 행복해 보인다며 웃어 보인다.


 포카치아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무언가를 더 먹어보려 두리번거려 본다. 포카치아 피자를 판매하는 다른 가게를 찾았다. 이번엔 고르곤졸라로 선택해 본다. 치즈 풍미가 괜찮고 뿌려낸 올리브오일의 향도 좋다. 도우도 적당히 질깃한 게 나쁘지 않지만 첫 그것의 감동을 이겨내지 못한다.


 두오모 대성당을 마주한다. 독특한 성미덕에 남들 다가는 곳, 남들 다하는 건 해보고 싶지 않은 나지만, 그곳엔 들어가 보고 싶었다. 밀라노를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다수가 가볼 법한 곳, 오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뜨리게 만드는 곳. 그곳을 마주한 순간에 육성으로 감탄이 새어 나왔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으므로 새어 나왔다는 표현이 아주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작고 디테일한 조각들이 수도 없이 모이고, 그것들이 나의 눈에 담겼다. 규모감과 디테일, 압도적인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다. 유럽에서 왜 수백 년씩 지난 건축물들이 여전히 전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모을 파워를 지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많이 더웠다. 갈증이 심했다. 물을 사러 들어간 베이커리에서 맥주를 발견했다. 누나는 물을 나는 맥주를 한 병씩 집어든다. 맥주를 열어줄까 하시는 사장님의 말에 괜찮다며 맥주를 손에 들고 다시 두오모성당으로 향한다. 그 앞의 건물이 만들어주는 그림자 안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 가방에 있던 비행기표를 꺼내 여러 번 접어낸다. 손에 잡힐만하면서도 충분히 단단한 사이즈면 된다. 펑. 맥주병 따는 소리는 늘 청량하다. 벌컥 들이킨다. 숨을 참고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느낌에 집중하며 그 고통을 더는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들이킨다. 역시 맥주는 그런 맛에 마시는 것 같다.


 이탈리아에 오며 피자를 기대한 우리는 야심 차게 걸음을 옮긴다.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든다. 앤티크 한 분위기와 셰프복을 입은 직원들이 기대를 높여주었다. 우리는 마르게리따와 뇨끼를 먹었다. 지난주 뉴질랜드에서 먹은 뇨끼가 꽤 마음에 들었던 연유에 잔뜩 기대하고 먹었건만, 수제비 같았다. 토마토수제비라며 판매해도 되겠다 싶을 만큼 다른 특장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뉴질랜드에서 먹었던 포슬한 뇨끼와 다르게 밀가루를 뭉쳐놓아서 쫄깃해진 듯한 식감이었다. 소스는 정말 심플한 토마토 베이스에 바질잎만 조금 뜯어져 있었다. 마르게리타피자는 첫 조각을 집어 들고서부터 우리의 기대와는 다름을 직감했다. 내가 선호하는 쫀득하고 어쩔 땐 질깃하기도 한 그런 도우가 아니라 단단함이 느껴졌다. 아쉬웠다. 만족스럽지 않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지 말자며 음식을 조금 남기고 그곳을 나왔다.


스포르체스코 성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거대한 성벽을 두고서 안과 밖의 소음, 안과 밖의 그림자, 안과 밖의 분위기가 다른 것에 신기함을 느낀다. 찌는 더위에 높은 습도에 내리쬐는 볕을 피해 그림자 아래 숨어 마시는 탄산수가 그리 맛있었다.


 정처 없이 길을 걷다가 분위기가 괜찮아 보이는 뒷골목으로 걸음을 향한다. 현지인들이 많이 줄 서 있는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흥미롭다며 발걸음을 옮기다 그들이 줄을 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된다. 가게 안, 창너머로 몇몇 직원분들이 직접 손으로 파스타 반죽을 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나. 배부른 걸 어쩌나. 조금 있다 다시 오자며 걸음을 돌린다.


 젤라떼리아가 눈에 들어온다. 이탈리아에 와서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세 가지 중 한 가지. 티라미수와 라임라임, 피스타치오 세 가지 맛을 고른다. 첫 입으로 피스타치오. 우와. 피스타치오 향이 인위적이지 않으면서도 파워풀했다. 첫 입이 가장 맛있었다. 티라미수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와일드바디와 맛이 비슷했다. 라임바질은 꽤 새콤하고 바질향이 충분히 강했다. 다만 완벽히 어우러지지 못했다. 내가 이탈리아의 젤라또에 기대할 수 있는 바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잘 먹었다며 걸음을 옮기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구경해 보자며 다른 젤라떼리아로 들어간다. 신중하게 고민한다.


 피스타치오가 올라간 리코타와 복숭아 두 가지를 고른다. 크림을 올릴 거냐 물으시기에 젤라또에 무슨 크림이 올라갈까 궁금해 외치는 yes. 둘이 나눠먹을거냐며 미니콘도 두 개 꽂아주시는 직원분, 센스 있다. 몰랐는데 이 작은 미니콘을 숟가락대신 사용하라고 주시는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적어도 우리에겐 숟가락의 역할을 대신해 주었다. 콘에 묻은 크림부터 한입. 질감이 퐁신하고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혀에 남는 것이 많이 없고 지방도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복숭아 한입. 우와! 눈을 부릅뜬다. 이거지. 과일보다 더 달지도 덜 달지도 않다. 복숭아의 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과하지 않게 쫀득하다. 맛있다. 피스타치오가 토핑 된 리코타. 물론 맛있다. 무조건 맛있다. 피스타치오 고소한 맛과 리코타의 고소한 맛, 출처모를 리치한 풍미까지 완벽하다. 혀로 느끼는 맛있음 이상에 가슴을 울려주는 맛있음이 있다. 원래도 음식을 좋아했지만 근래 들어 더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는 그거다. 가슴을 울려줄 수 있는 맛.


 누나는 내게 맛있는 음식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효용이 다른 사람들보다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맛있음을 단순히 맛있음이 아닌 그 이상의 무엇으로 받아들이고 표현한다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즐겨주어서 고맙다며 웃어 보였다. 나의 취향과 니즈를 알고 그 즐거움에 공감하려 노력해 주는 사람, 나의 그런 점들을 발견하고 알려주는 누나에게 고마웠다.


 길을 걷다 목이 말라 생수를 사러 들어간 카페에서 커다란 illy 커피머신을 발견했다. 생수 한 병과 에스프레소 한잔을 주문한다. 생수 먼저 들이킨다. 확실히 여름에 왔나 보다. 자주 물을 들이켜는데도 갈증이 난다. 처음 맛보는 illy 커피는 실망스러웠다. 원두 풍미가 지나치게 가볍고 그리 좋지 않은 산미가 감돈다. 오래 머무르지 않고 자리를 뜬다.


 아까 봐두었던 수제 파스타 가게로 향한다. 줄이 많이 줄어들었다. 운이 좋다. 부라타치즈 부르스케타와 홈메이드 라구파스타를 주문한다. 부르스케타가 먼저 서빙된다. 양쪽으로 빵 두 조각, 가운데 부라타치즈가 주인공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쪽엔 토마토 가득, 한쪽엔 엔초비가 올려져 있다. 치즈부터 한입, 쫄깃한 모차렐라 안으로 고소한 리코타치즈가 숨겨져 있다. 우유의 고소한 맛이 가득하다. 부라타치즈를 처음 먹어본다는 누나는 흥미롭다고 했다. 그동안 먹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먹게 되었다며 좋아했다. 토마토가 올려진 빵과 먹었을 때 잘 어울렸다. 토마토가 신맛이 거의 나지 않고 토마토에서 날 수 있는 좋은 향만 가지고 있는 듯했다. 라구파스타는 실망스러웠다. 면의 두께가 두꺼운데 그 두꺼움이 마냥 좋지 않았다. 종종 손칼국수를 먹을 때면 면끼리 붙어있는 부분이 있다. 약간 덜 익거나 떡진 느낌. 그게 국물에 담겨있을 때는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그리 수분감이 많지 않은 소스와 함께하니 조화롭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라구의 고기는 소갈비 부위처럼 보였다. 소갈비 중에도 뼈와 가까이 있는 부위였는데 육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게 아쉬웠다.


 공항으로 향한다. 다시 짐을 픽업하고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한다. 7시를 넘겨서도 여전히 해가 높이에 떠있다. 체크인 카운터에 가니 온라인으로만 체크인해야 한단다. 현장에서 체크인하면 55유로를 내야 한다고. 얼른 메일을 확인한다. 정보를 입력하고 좌석을 선택하란다. 어라. 우리는 둘인데 남은 좌석이 하나뿐이다. 좌석을 선택하지 않고서 온라인 체크인을 마치고 카운터로 향한다. 둘 다 갈 수도 있고 한 명은 못 갈 수도 있단다. 오버부킹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단다. 오버부킹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어이없기도 난처하기도 했지만 즐거웠다. 나의 여행에는 종종 이런 콘텐츠들이 원하지 않게 생겨나곤 하는데 그런 일들이 참 즐겁다. 캐리어를 스탠바이로 맡겨두고 보안검색대를 지난다. 저물어가는 노을이 보이는 구석진 공간에 몸을 늘어뜨린다. 갈 수 있으려나 없으려나 한 명만 가면 누가 가야 하지 한 명이 못 가면 둘 다 가지 말까 하는 생각들을 하며 기다려본다. 장장 3시간을 기다려서 보딩타임을 넘기고서야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다행히 함께 보르도로 향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륙 전에 눈을 감고 착륙 후에 눈을 뜬다. 눈꺼풀이 오랜만에 지나치게 무겁다. 힘겹게 몸을 움직여낸다. 국제선을 타고 날아왔는데 이곳은 제대로 된 이미그레이션조차 없다. 피곤한 몸을 얼른 트램에 싣는다. 2 정거장만 가면 호텔이 있다. 5분이 채 되지 않아 도착한다. 내리려다 문득 하차할 때도 카드를 태그 해야 하는 궁금증에 옆에 있던 이들에게 질문하다 내리지 못했다. 누나는 이미 내린 후였다. 난처한 그 상황에 웃으며 나에게 손 흔들어 보이는 그녀를 보며 내가 좋아할만했네 생각한다. 아니 그런데 진짜 어쩌지. 걸어와야 하나. 반대방향은 20분 기다려야 한다는데. 인생이 심심한가. 자꾸만 원치 않는 콘텐츠들을 마주하게 되네. 하는 생각들을 하며 트램에서 내리는데 본인이 데려다주겠다며 따라오라는 선한 사람. 캐리어를 실으라며 트렁크를 열어주고 정작 본인의 짐은 뒷자리에 던져둔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어딘가로 끌려가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고 목숨만 겨우 건지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겠지만, 그는 그저 선한 사람이었다. 짐을 내리는 걸 도와주고 여행을 잘 즐기라는 인사까지 남겨주는 사람. 보르도, 첫인상이 좋다.


 역시 우리는 안 되는 게 없다.


 1일 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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