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 만남

일주일 만에 인생이 달라졌다.

by 열심히

나: 나 남자친구 생겼어.

친구: 어떻게 만났어?

애인이 생겼다고 하면 다들 물어보는 첫 만남. 어떻게 만난 사람이야? 소개팅? 지인?

남자에 관심 없고 여중학교, 중고등학교를 나와 남자에 대해 거부감도 조금 있던 나에게 짝사랑도 아닌 첫 남자친구가 생겼다. 그리고 그 남자가 끝사랑이 되었다.


나와 다른 한 사람을 만나 꽃다운 20대를 함께하고 열정 가득한 30대를 함께 하고 있는 지금. 전 남자친구, 현 남편 그리고 평생 친구인 그 사람을 만나 내가 변화하고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 서로 다른 우리이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장점이 되어 간다.


10년 연애 그리고 4년 차 결혼생활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하러면 먼저 우리의 첫 만남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오랜 장기간 연애를 했다고 하면 어떻게 만났으면 장수 연애에 대해 물어본다. 특별한 건 없었다. 하지만 다들 장기연애를 하면 대단하다고 했다.

01. 몰랐던 그 사람, 대학 동기 남자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의 첫 만남은 어이없고도 장난스러웠다. 여자 중학교, 여자 고등학교를 나온 나는 남자라는 사람에 낯설었다. 그런 나에게 대학교 20살 새내기 시절 친구 덕분에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남자 과 동기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대학교 입학하고 몇 주 동안은 적응하는 데 있어서 남자 사람을 대하는 게 어색할 정도로 힘들었던 생활이었다.


선명하게 기억난다. 학교 행사가 있어서 모두 체육관에 모였다. 내 앞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 두 명. 한 남자아이 옷 뒤에 실이 묻어 있었다. 오지랖인지 난 친구랑 그걸 때 주려고 둘이서 소곤소곤 거리고 있었다. 저 멀리서 "형, 형" 부르면서 친하게 지낸 동생이 우리 쪽으로 왔다. 앞에 있는 남자와 친한 사이로 보였다. 그래서 소곤소곤 거리던 문제의 실을 가리키면 동생을 시켰다. 그러고 보니 남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남자 동생하고는 잘 지내면서 또래 남자 사람들과는 세상 어색했는지. 그러고는 며칠이 지나고 친한 동생과 나와 내 친구와 그 앞자리 남자 두 명과 다함께 다니면서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어쩌다 보니 체육관에서 처음으로 알게 되고 인사한 다음부터 함께 다니고 있었다. 과 특성상 조별 과제가 많았는데 같이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별 과제도 함께하고 그러다가 일주일 만에 그 앞에 남자 중 한 명이 나의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다.

일주일 만에 많은 것이 변했다. 생각해 보면 남편은 선수였다.

나는 체육관에서 우리 과에 이런 애가 있구나 처음 알았는데 이미 남편은 나를 알고 있었다면서 먼저 과제를 핑계 삼아 연락을 하고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작업을 거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나랑 가장 친하게 지낸 대학 친구에게 우리가 사귄다면서 장난을 치자는 거였다.

나: 왜?

그: 그냥, 재미있겠지.

나: 응?! 아니.

그: (장난기 가득) 장난치고 아니라고 말하면 되지

나: 왜 장난을 쳐야 하는 건데? (이해 못 함)

그와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오가면서 장난으로 친구를 속였다. 그러고는 밤새 나는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몰라 ㅋㅋㅋㅋ만 보내는 말 그리고 그는 나에게 물음표 가득한 말로 우리는 대화가 계속되었다.

이상하게 문자가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간다. 나는 할 말이 없는데 계속 연락이 오고 나는 계속 웃기만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남편은 나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나 보다. 문자로 소개팅을 했다 할까? 졸린데도 둘 다 새벽 내내 대화를 했다.

다음날 아침, “친구에게 장난이라고 말하고 했다.” 거짓말이라는 게 장난친 게 불편했다. 빨리 정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나: 이제 장난이라고 말하지 그래?

그: 응?

나: 네가 장난친 거니깐 아니라고 말하라고

그: (껄렁껄렁) 알겠어 알겠어

정말 껄렁거리는 말투로 해명하지 않고 미루고 있었다. 살짝 기분이 언짢았다.

사실 나는 장난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헷갈렸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리고 분명 알겠다고 말하고는 뜬금없이 그가 나에게 고백을 했다.

“아니 나에게 말하는 게 아니고 내 친구한테 장난친 거라고 말을 해야지! 너 뭐야!“ 난 당황했다. 이렇게 장난이 2일 만에 고백으로 왔다. 어이없는데 이상하게 끌린걸까? 장난이 하루 종일 새벽 연락이 홀린 듯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장난스러운 그날이 우리의 연결고리의 첫 시작이다. 그가 같은 학교 같은 과 동기라는 걸 알진 일주일 만에 일어난 일. 지금 생각해 보면 고백을 한 번은 거절했어야 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리고 너무 직진남이었기에 너무 쉽게 넘어가버렸다.


오늘부터 1일! 우리의 첫 만남을 이야기하면 남편은 “남자는 직진이다!“라고 말한다. 직진을 해서 나를 만났고 지금 함께하고 있다고 말이다.


일주일이 지나고도 내가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것에 사실 부정하고 있었다. 한없이 밝고 긍정적인 그 남자는 웃으면서 직진했다. 연예인 남자에게도 관심 없던 내가 남자친구가 생겼고 연애라는 걸 풋풋했던 20살 새내기에 너무나도 일찍 시작했다. 새내기에 미팅 한 번 못해보고 남자친구가 생겼다. 사실 난 좋아서 만나기보다 날 너무 좋아해 줘서 만났다. 만나면 만날수록 이 남자에게 스며든다는 표현이 맞겠다. 직진남은 순수했고 어설프지만 사랑을 계속 표현했다. 그렇게 우리의 2011년 사랑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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